“미스트롯 제 2대 진(眞)은? 양지은!”

김성주 MC의 호명에 양지은은 눈물을 글썽였지만, 흘리진 않았다. 4일 밤 방송된 TV조선 ‘미스트롯2’ 결승전에서 양지은이 최종 ‘진’이 됐다. 그는 수상 소감으로 “오늘 몇 등이 되든 간에 울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나왔다”고 했다. “동료들이 모두 함께 고생을 했고, 모두 잘하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제가 축하를 해주고 싶다 마음을 먹고 울지 않아야지 했습니다.” 이어 그는 “팬과 시청자 분들의 사랑으로 이 상을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 좋은 가수가 되어서 여러분께 많은 위로와 감동을 드릴 수 있는 좋은 노래를 들려 드리겠다”고 했다. 준결승에 추가 합격한 ‘제주댁' 양지은은 ‘톱7’을 넘어 최종 진에 오르면서 기적의 주인공이 됐다.

김성주 MC가 “가족들에게도 한마디 해달라”고 주문하자, 양지은은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제주 출신으로 중학교 때 판소리를 시작한 양지은은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부가 이수자였다. 이후 아버지에게 신장을 이식한 뒤 배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판소리를 놓았다. 이번 ‘미스트롯2’로 간암과 당뇨 합병증을 앓는 아버지에게 힘을 주기 위해 도전하는 사연이 알려지며 ‘효녀 가수’란 애칭을 얻었다. “저희 아버지 너무 사랑합니다. 제가 신장 이식 수술을 하고 나서 후회를 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제 가족들에게 이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양지은은 결승 2라운드에서 강진의 ‘붓’을 들고 나왔다. 그는 “꿈을 다시 갖기에는 늦은 나이가 아닌가 생각했다. 아이도 생겼고 육아를 하느라 지쳐 있었다. 둘째 몸조리할 때 ‘미스트롯 1′을 봤다. 그때 마미부를 봤는데 날 설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한테 시즌2는 첫 사회생활이었고, 모든 게 낯설고 모든 게 어려웠다. 그 과정 안에 동료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난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 같다. 내 동료들한테 위로가 될 수 있는 노래를 하면 의미 있는 무대가 될 것 같았다”며 선곡 이유를 밝혔다. 양지은은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하듯 안정적인 가창력과 풍부한 성량을 뽐내며 마스터들의 갈채를 받았다. 김용임은 “노래할 때 천연 암반수 사이다 같은 깨끗한 느낌을 받았다”며 “노래를 깨끗하고 담백하게 불러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결승 1라운드에서 1위를 한 양지은이 최종결승을 앞두고 찍은사진. 자신의 기호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고운호 기자

이날 방송 중 실시간 문자 투표는 403만표를 넘었다. 지난주 1라운드 투표수와 합치면 622만표를 넘기게 됐다. 최종 순위는 1위 양지은에 이어 2위는 홍지윤, 3위 김다현, 4위 김태연, 5위 김의영, 6위 별사랑, 7위 은가은을 기록했다.

2대 선(善)에 오른 홍지윤은 “이런 좋은 기회를 주셔서 꿈을 다시 펼칠 수 있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하고, 많은 사랑 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홍지윤은 결승 2라운드에서 김태곤의 ‘망부석’을 흥겹게 열창했다. 그는 “내 봄날을 기다리는 내용으로 불러보고 싶어서 선곡했다”고 했다. “대학교를 입학하자마자 성대 낭종이 생겼고, 처음에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어요. 노래를 안 하는 건 상상하지 않았고, 무조건 노래를 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다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아이돌 연습생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많이 힘들었어요. 목이 나은지 얼마 안 됐는데 다리를 다쳐서 마비되니까 ‘항상 열심히 하는데 왜 되는 일이 없을까’ 싶었어요.”

양지은과 홍지윤은 이번에도 문자 투표에서 희비가 갈렸다. 1라운드 최종점수와 2라운드 마스터 총점을 합한 2라운드 중간순위에선 홍지윤이 지난주 1위 양지은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양지은은 문자 투표로 역전해 승부를 가르면서, 최종 진을 차지했다. 그는 ‘미스터트롯’ 진 임영웅으로부터 직접 왕관과 트로피를 받았다. 양지은은 “아버지가 발이 불편한데, 계단이 있는 5층 집에 사신다. 1등 상금을 받으면 1층 집으로 이사를 시켜 드리고 싶다”고 했다.

최종 순위는 1위 양지은에 이어 2위는 홍지윤, 3위 김다현, 4위 김태연, 5위 김의영, 6위 별사랑, 7위 은가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