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만 5세 딸이 부끄럼을 많이 탑니다. 양가 할아버지, 할머니한테도 인사를 안 하고, 뭘 물어봐도 대답을 못 하네요. 저랑 있을 때는 ‘하고 싶은데 말이 안 나온다’고 하네요. 나아지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먼저 부모는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뭐가 어렵냐’며 이해를 못 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면 안 됩니다. 또 아이가 느낄 정도로 심각하게 걱정하는 태도나 행동을 보여주지 않도록 합니다. 담담한 태도로 아이를 대해주세요. 조부모에게도 아이 행동을 이해해줄 것을 미리 알려서 최대한 기다리게 해주세요. 야단치는 것은 금물이죠. 말을 하고 싶은데도 입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혼나야 하는 행동이 아니라 이해가 필요한 행동이니까요.
어린 아기가 익숙한 부모와 낯선 사람을 구별하며 거부하는 것을 ‘낯가림’이라고 합니다. 대략 생후 6~8개월 정도에 최고조에 달하다가 2세쯤 되면 서서히 줄어듭니다. 선천적 기질에 따라서 부끄럼을 많이 타기도 하고요. 보통은 친밀감이 형성되면 낯가림이 사라집니다.
친밀한 양육자가 아닌 타인, 특히 어른들과 있을 때이거나 유치원, 어린이집, 학교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친밀감이 형성되고 해당 상황에 잘 맞추어 생활할 수 있다면 적응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녀가 할아버지, 할머니 같은 어른들의 질문에 말을 하고 싶은데도 말이 안 나온다고 얘기하고, 반복해서 만나는 또래 친구, 선생님에게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면 면밀한 검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다음 세 질문에 답을 해서 검사가 필요한지 따져 보세요. 아이 행동은 자주 그리고 오랜 기간 지속되었는지. 조부모와의 만남 이외의 환경에서도 비슷하게 행동하는지. 아이가 이런 상황에서 자신도 많이 힘들어하는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모두 ‘그렇다’라면 치료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어요. ‘말을 하고 싶은데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부끄럼을 심하게 타는 것과는 다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를 찾아가보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