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저격그녀

“취기를 빌려/ 오늘 너에게 고백할 거야/ 하루하루 네가 좋다고.”

그룹 ‘B1A4’의 산들이 부른 곡 ‘취기를 빌려’는 현재 멜론 등 국내 주요 차트에서 1위인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바짝 추격하며 2위를 지키고 있다. 이 곡은 다음 웹툰 ‘취향저격 그녀’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이다. 이 곡 외에도 슈퍼주니어의 규현의 ‘내 마음이 움찔했던 순간’, 카더가든의 ‘밤새’, 정은지의 ‘너의 밤은 어때’ 등 ‘취향저격 그녀’의 OST가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2018년부터 연재 중인 ‘취향저격 그녀’는 평점 9.9점, 누적 조회 수 2억뷰의 인기 웹툰. 로즈옹 작가 작품으로, 첫눈에 반한 호찬 선배와 로맨스를 기대하던 여주인공 해닮이 어쩔 수 없이 동거를 시작한 찬열과 토닥거리며 사랑을 만들어 가는 캠퍼스 연애를 담았다.

사실 이 곡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OST’는 아니다. 웹툰에 배경음악으로 깔리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독자들은 유튜브 등에 공개된 웹툰 장면이 담긴 뮤직비디오를 감상하거나 음원을 틀어놓고 웹툰을 본다. 새로운 OST 소비 방식인 셈이다. 인터넷에서는 “노래를 먼저 듣고 반해 웹툰 정주행을 시작했다”는 글이 많다.

제작사 ‘툰 스튜디오’ 측은 “최근 드라마나 영화, 웹툰 등의 OST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방식의 OST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런 시도에 크러시, 그레이, 몬스타엑스 등 음원 강자들도 참여했다.

이 웹툰은 왈가닥 여주인공과 멋진 남자주인공이 결국 사랑에 빠진다는 전형적인 순정 만화로 1990년대 원수연의 ‘풀하우스’ 같은 옛날 감성을 담고 있다. 노래 역시 토이(유희열)가 생각나게 하는 1990년대 감성이다.

“나의 맘이 부담이 돼/ 그대가 달아날까 봐/ 함께 있는 지금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했지만.”

남자주인공 찬열의 고백송인 규현의 ‘내 마음이 움찔했던 순간’ 가사처럼 주인공들은 망설이다 용기를 낸다. 고경민 HNS HQ 본부장은 “지난 2일 KBS에서 시작한 예능 ‘전교톱10’처럼 최근 젊은 친구들이 수줍음 많던 1990년대 옛 감성을 좋아하고 노래도 따라 부르는 게 유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