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이 지난달 22일 막을 내렸으나, ‘역대급 중계 흥행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다. 주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사실상 JTBC의 독점 중계를 방치하고, 올림픽 중계권 중재와 시청권 보장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문체부, 7년간 중계권 관련 공식 의견 제출 ‘0건’
4일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7년간 문체부 또는 문체부 장관이 올림픽·월드컵 중계권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에 공식 의견을 제출한 사례는 ‘0건’이었다. 방송법 제76조 제2항은 방송통신위원회가 국민적 관심이 큰 체육 경기 대회를 고시하는 과정에서 문체부 장관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문체부가 관련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27일 국무회의에서 밀라노 동계 올림픽 관련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국가를 대표해 선수들이 출전하는 만큼 붐업이 필요하다”며 정부 차원의 홍보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하지만 의원실에 따르면 문체부는 2019년 JTBC가 올림픽과 월드컵 단독 중계 계약을 체결한 이후 현재까지 동계 올림픽 독점 중계와 관련해 방미통위에 별도의 공식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그사이 올림픽 중계의 질적 하락 논란도 커졌다. 지난달 13일 JTBC는 쇼트트랙 중계 중 스노보드 최가온 선수의 금메달 획득 장면을 생중계하지 않고 자막으로 처리해 논란이 됐다. 또한 JTBC가 뉴스 보도용 영상 사용을 ‘일일 4분’(경기당 최대 2분)으로 제한하면서 지상파 3사에서 시청권 침해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달 6일 JTBC가 독점 중계한 개막식 시청률은 1.8%에 그쳐, 2022년 지상파가 공동 중계한 베이징 올림픽 합산 시청률(18%)이나 2010년 SBS가 단독 중계한 밴쿠버 올림픽(11.3%)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패럴림픽 ‘쪼개기 구매’ 논란 확산
논란은 7일 개막하는 패럴림픽으로도 번질 전망이다. JTBC가 2019년 이번 동계 올림픽과 6월 예정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은 확보했지만, 패럴림픽 중계권은 구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 올림픽·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할 경우 패럴림픽도 함께 중계하는 관행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이른바 ‘쪼개기 구매’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JTBC는 이에 대해 “패럴림픽과 관련해 별도의 구매 제안을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패럴림픽 중계는 공영방송 KBS가 맡는다.
조 의원실은 “문체부가 JTBC의 패럴림픽 중계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행정 지도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원실에 따르면 문체부는 2022년과 2025년 두 차례 장애인 체육과를 통해 패럴림픽 중계 확대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제출했지만, JTBC의 올림픽 독점 중계와 관련한 별도의 의견은 포함하지 않았다. 문체부는 최근 “패럴림픽의 낮은 시청률과 중계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방송 사업자의 반대 의견이 있었고, 이에 따라 고시 및 행정 지도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취지의 해명을 조 의원실에 제출했다.
◇ 6월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협상 ‘비상’
일각에선 6월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협상과 관련해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JTBC는 북중미 월드컵 국내 단독 중계권을 지상파 3사(KBS·MBC·SBS)에 재판매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양측 간 제시 금액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문체부가 중계권 중재에 대한 법적 절차와 수단이 있다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행사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국민의 볼 권리 보장을 위한 관리·감독 책임을 소홀히 하는 것으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