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미스트롯3’에서 4라운드에 오른 20인. 팀메들리전(무순)에 나선 ‘트로나민C’팀 1천가연2수빙수3양서윤4방서희. ‘뽕미닛’팀 5나영6화연7윤서령8곽지은. ‘복드림걸즈’팀 9복지은10이하린11미스김12빈예서. ‘뽕커벨’팀 13정슬14배아현15정서주16김소연. ‘유진스’팀 17염유리18오유진19김나율20유수현 /박상훈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건 TV조선 ‘미스트롯3′를 두고 하는 말일 듯하다. 과거 미스트롯이나 미스터트롯에선 3회~4회 정도부터 일찌감치 진·선·미 자리를 놓고 팬 몰이가 시작됐다면, 이번엔 다르다. 경연 중반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숨은 실력자들이 나타나 뒤늦게 빛을 발하고 있다. 온라인 응원 투표를 통한 인기 순위와 마스터(심사위원)들의 심사로 톱7 안정권을 어느 정도 점쳐볼 수는 있겠지만, 방심은 금물. 관객들의 현장 투표는 또 다른 변수다. 방송을 통해 참가자의 이름이 시청자에게 각인되는 순간, 팬들의 손가락은 다시 바빠진다. 경연곡을 ‘다시 듣기’ 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지원자들이 과거 출연했던 TV 프로그램이나 각종 대회·행사 영상, 유튜브 계정 등을 찾아보며 방송에서 채 드러나지 않은 실력을 가늠해본다. 예습·복습에 철저한 이 ‘국민 마스터’들이야말로 미스·미스터트롯 시리즈를 완성시키는 힘이다.

4라운드 팀메들리·여왕전에 안착해 본격 후반 레이스를 앞두고 있는 미스트롯3 출연자 20인을 인천 스튜디오 파라다이스 녹화장에서 만났다. 막내 빈예서(12)를 필두로 20명 중 10대가 4명. 평균 나이 26.25세로 청춘(靑春) 그 자체다. “신문에 평생 남을 거예요”라는 한마디에 꽃잎 같은 미소들이 얼굴에 올라왔다. ‘걸어 다니는 마이크’랄까, 그사이 익숙해져서인지, 개성들이 강해서인지, 노래하지 않는데도 각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이곳은 ‘트로트 세대교체’를 지휘할 새로운 얼굴들이 ‘트롯의 봄’을 만들어가는 현장이었다. 지난 11월 6일 첫 녹화부터 4개월 가까이 이어온 강행군. 과거 경연에 비추어, 이쯤 되면 성대결절로 고생하거나 링거 투혼으로 버티는 이가 적지 않을 시기다. 하지만 꺾이지 않는 20인의 에너지를 꺾지는 못했다. 그간 얼마나 호흡을 맞춰왔는지, 표정과 자세를 바꿔보자는 주문에 마치 칼군무 하듯 다리 각도, 손 모양, 고갯짓까지 약속한 듯 움직인다. 포즈를 위해 스쿼트 자세를 취하면서 입이 쀼루퉁해지는 대신, “이건 운동”이라며 자기암시를 하기도 했다.

총 72명 도전자 중 20명이 오른 팀메들리전은 5인의 여왕을 필두로 네 명씩 다섯 조로 나뉘어 구성됐지만, 지금껏 경연에서 보인 특징을 바탕으로 이들을 아이돌, 정통·국악파, 다크호스, 개성파 등 네 그룹으로 구분해 소개한다.


◇걸그룹 아이돌파 : 빈예서(12)·오유진(15)·정서주(16)·김소연(20)·유수현(33)·화연(36)

‘1000만뷰 스타’ 빈예서는 정통 트로트 감성이 특히 뛰어나지만, 팔다리 긴 체형과 춤선, 무대 매너 등은 미래를 밝힐 또 다른 무기. 인형같이 깜찍한 ‘트롯 프린세스’ 오유진과 애교로 중무장한 ‘트로트 아이유’ 김소연은 경연 전부터 트로트 아이돌로 이름났다. 실력·외모·인기 모두 상위권. ‘첫눈 보이스’ 정서주는 독보적 음색의 솔로 가수 스타일이지만, 팝·가요 등 다양한 음악적 해석 능력에 맑은 외모가 메인 보컬 느낌을 자아낸다. 유수현과 화연은 모두 걸그룹 출신. 유수현은 현재 트로트 걸그룹 미니마니 리더로 활약 중이고, 화연은 방시혁 프로듀서가 작사·작곡 프로듀싱한 ‘꽃핀다’(2022)로 트로트 데뷔했다.

◇정통·국악파 : 방서희(14)·나영(20)·미스김(23)·김나율(26)·배아현(28)·이하린(35)

‘정읍의 딸’ 방서희는 ‘세상에 이런일이’(SBS)에 두 번이나 출연했던 소문난 트로트 신동. 구수한 입담과 진한 정통 감수성이 장점인 나영과 미스김은 20대인데도 20년 차 ‘연륜’ 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짱짱한 국악 보컬이 일사천리로 터지는 ‘폭포수 보이스’ 김나율은 트로트 아이돌 데뷔를 준비했던 미모의 실력자. 9등신 모델급 몸매의 ‘정통의 꽃’ 배아현은 단단한 발성과 깊이 있는 음색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2014년 연극·뮤지컬로 데뷔한 이하린은 ‘트롯피컬’이란 애칭처럼 다채로운 장르를 소화해낸다.

◇다크호스파 : 윤서령(21)·정슬(24)·곽지은(32)

‘불사조’ 윤서령은 3라운드 ‘하늬바람’ 무대로 단번에 톱7 경쟁에 새바람을 일으킨 참가자. 아이돌 경리 닮은꼴인 ‘고막 여친’ 정슬 역시 3라운드 무대로 주목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장윤정 제자’로 잘 알려진 곽지은은 ‘트로트 AI’로 불릴 정도로 무결점 무대를 자랑한다.

◇개성파 : 염유리(31)·복지은(32)·천가연(42)·양서윤(33)·수빙수(32)

성악과 트로트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트로트 임수정’ 염유리는 특히 4라운드 팀메들리전서 자신의 장기를 충분히 발휘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성악 전공 ‘고귀녀’(고음 귀신) 복지은은 늘씬한 외모와 화려한 발성으로 응원 투표 톱7에 이름을 올렸다. 록그룹 경력의 천가연은 시즌 1 에이스전 당시 송가인을 연상케 하는 폭풍 고음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뮤지컬 걸그룹 ‘핑크레이디’ 경력의 뮤지컬 배우 양서윤은 3라운드 송가인의 ‘무명배우’ 무대로 ‘인생곡’을 장식했다. 수산물 해체쇼의 달인 유튜버 수빙수는 걸쭉한 트로트 보컬로 마스터와 시청자를 무장해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