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로 1인당 10만원 가까운 식사비를 결재하는 등 업무추진비 과오용 논란에 휩싸인 남영진 KBS 이사장이 이번엔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KBS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남 이사장의 법인카드 결제 내역 중 주말과 크리스마스 이브에 한식집과 고급 양식집에서 사용한 내역이 적절성 여부를 놓고 도마 위에 올랐다.

KBS ‘새KBS공투위(새로운 KBS를 위한 KBS 직원과 현업방송인 공동투쟁위원회)’는 13일 긴급 성명을 내고 “남 이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서에서 16건의 청탁금지법 위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새KBS공투위는 “수신료 분리징수 여론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KBS의 이사장이 상습적으로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남 이사장을 즉각 수사기관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KBS공투위는 KBS노조원(1노조)들과 현업 방송인들이 연대해 구성한 단체다.

새KBS 공투위가 밝힌 바에 따르면 “남 이사장이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금액의 총액은 462만7600원”이라고 한다. 공투위 측은 “적게는 1인당 3만원 초반부터 많게는 5만원 초반까지 집행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공제회 기념품의 경우 7명 49만원어치로, 1인당 7만원씩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탁금지법에서 규정하는 선물 금액의 한도 5만 원을 초과한 것이다. 만약 구입한 물건이 농축수산물일 경우는 한도가 10만원이어서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니다. 이에 대해 새KBS공투위 측은 “남 이사장이 공제회에서 농축수산물을 구매한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결과는 KBS 홈페이지에 공개돼있는 남 이사장의 법인카드 집행 기록을 분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누구나 열람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새공투위측은 “데이터를 보수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대내적인 사용 내역은 모두 제거하고, 집행 인원도 남 이사장을 제외하고 대상인원에 1명을 추가한 다음 집행 금액으로 나눠 인당 금액이 3만원 이상인 내역만을 추렸다”고 밝혔다. 청탁금지법은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년도 합산 3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새KBS공투위 측은 “KBS가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의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집계하지 않았지만 이 기간 중 추가적인 위반 사례가 있다면 남 이사장은 곧바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KBS 공투위 측은 청탁금지법 위반과 함께 사용처가 의심스러운 법인카드 사용 일시도 지적했다. 새KBS공투위에 따르면, 토요일에 ‘직원 면담’으로 사용한 건과 크리스마스 이브에 언론인 4명을 면담한 건이 발견됐다고 한다. 주말 사용 내역은 지난 2022년 10월 15일 종로구 한식집에서 사용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고 한다. 목적은 ‘직원 면담’. 새KBS공투위 측은 “왜 공휴일에 직원을 시내에까지 불러 격려를 했고, 또 그 직원은 무슨 이유로 토요일에 시내까지 나가 이사장을 만났는지 궁금하다”며 “사적으로 인연이 있는 직원을 공휴일에 불러 밥을 사줬다면 그것이 공적인 비용의 집행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또 2022년 12월 24일에는 예술의전당 앞에 있는 한 양식집에서 언론인 4명을 면담하면서 15만6000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KBS공투위 관계자는 “이 식당은 연인들이 예약 전쟁이 벌어져 한참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 있는 집”이라면서 “평일도 아닌 토요일에 그것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왜 예술의전당 앞에 있는 고급 양식집에서 언론인을 면담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