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수신료 징수가 전기 요금에서 분리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12일 시행된 가운데, 김의철 KBS 사장이 “국민께 돌려드릴 공익적 프로그램의 축소 및 폐지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분리 징수에 따른 수신료 급감으로 경영 타격이 예상되자 공익적 가치가 있는 방송부터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김 사장은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저희 스스로 개선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분리 징수로 인해) 수신료 징수에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김의철 KBS 사장. /KBS

김 사장은 “수신료를 분리 징수하고 있는 일본 NHK의 경우 매년 약 6000억 원에 이르는 비용을 수신료를 걷는 데 쓰고 있다. 이는 수신료를 전기료에 통합 징수하고 있는 KBS가 한국전력에 지급한 수수료 465억 원의 13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했다.

김 사장은 “그럼에도 NHK의 수신료는 KBS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이기 때문에 징수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지만, KBS의 수신료 2500원을 전기료와 분리징수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은 수신료의 경제적 의미를 사실상 상실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그러면서 “KBS가 지역방송, 재난방송, 장애인방송, 국제방송, 비인기 스포츠 방송 같은 공적 책무를 수행하는 데 사용해야 할 국민의 소중한 수신료 약 2000억 원 이상을 징수 비용으로 낭비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했다.

김 사장은 “분리징수는 현 상황에서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 되는 제도가 아니다”라며 “행령 개정으로 수신료가 분리징수되더라도 방송법상 ‘수신료 납부 의무’는 유지되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별도로 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징수 과정에서 벌어질 사회적 혼란과 갈등으로 인해 국민 불편이 오히려 가중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제43조 2항)을 해외 순방 중 전자 결재로 재가했다. 이에 따라 개정 시행령은 12일 관보 게재와 함께 공포·시행됐다. 김 사장은 이와 관련 최근 KBS 내부 구성원들에게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선언했지만 공공성 문제나 방만 경영 개선 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놓지는 않았다.

KBS 이사회가 지난 5월 공개한 ‘2022사업연도 KBS 경영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KBS 직원 1인당 평균 임금은 1억29만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직원 4407명 가운데 50.6%인 2230명이 연봉 1억원이 넘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KBS 이사회는 “KBS 인건비는 타 지상파방송사에 비해 원가 비중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