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선영(왼쪽)과 정우성. /스포츠조선

배우 김선영이 정우성을 존경하게 된 계기를 소개하며 “이분은 정말 아티스트다”고 칭찬했다.

김선영은 22일 넷플릭스 시리즈 ‘고요의 바다’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자 정우성 때문에 이 작품을 하게 됐다”며 그와의 과거 인연을 소개했다.

김선영은 “제가 극단을 하면서 연극을 만드는데 3~4년 전 한 공연을 정우성이 봤다”며 “저도 굉장히 애정을 갖고 만든 공연이었는데 (정우성이) 좋았나 보다. 저랑 전혀 친분이 없었는데 공연 후 우리 팀 다 데리고 파전집 가서 회식을 시켜주셨다”고 했다. 정우성은 이 자리에서 김선영에게 “이 공연을 좋은 극장에서 많은 사람이 보게끔 하려면 얼마가 드느냐”고 물었다. 다음날에는 “술 먹고 한 얘기가 아니라 진지하게 상의했으면 좋겠다”며 “난 이 공연을 다시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선영은 “회수하는 개념의 투자가 아니라 정우성은 그냥 돈을 주셨다”며 “저희 작업이 돈을 버는 작업이 아닌데도 쏴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때 돈을 더 많이 불렀어야 하는데. 너무 순진해서 사실대로 말씀드렸다”고 말했고, 이를 듣던 진행자 박경림은 “지금 너무 훈훈했는데 무슨 말씀이냐”고 말해 다들 웃음을 보였다.

김선영은 “현금으로 어마무시한 돈이었다”며 “돈도 돈이지만 너무 감동을 받았다. 이분은 정말 아티스트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그 공연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거다. 지인들도 굉장히 많이 데려오셨다”며 “그때부터 존경하게 됐고, 앞으로 어떤 걸 하셔도 저는 다 할 거다”라고 말했다.

정우성은 “안 끼어들 수가 없다”며 “공연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는 “젊은 연극배우들의 열정이 담긴 한 편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렸다”며 “지하에 관객 10명이 앞에서 앉으면 꽉 찰 수밖에 없는 조그마한 극장에서 연극을 너무 감명 깊게 보고 그냥 헤어질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에게 식사하느냐고 물어 그 자리에 자신이 끼게 된 것이라고 했다.

정우성은 “이런저런 얘기 하다 보니까 배우의 열망은 결국 극장다운 극장에서, 관객들이 편한 자리에서 본인들의 연기를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며 “분장실에 따뜻한 물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저를 감성적으로 너무 자극했다”고도 했다. 이에 제작자 김선영에게 정중히 부탁을 했었다며 정우성은 “제가 특별한 일을 했다는 생각은 안 들고, 그 배우들과 그 연극이 제게 그런 마음이 일어나게끔 해주는 굉장히 좋은 선물이었다”고 했다.

김선영과 그녀의 남편인 이승원 영화감독은 2014년부터 극단 ‘나베’를 창단해 연극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김선영은 연극 ‘모럴 패밀리’의 제작을, 이 감독은 연출을 맡았다. 2017년 10월 이 작품을 본 정우성이 감명받아 제작비 지원을 약속했고, 2018년 3월 연극은 다시 공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