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연대회 하면서 제가 어디까지 갈수 있나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이 왔고…. 오늘 점수가 이렇게 된건데요. 제가 사실 저를 바라보는 분들이 등수에 너무 관심이 없는 거처럼 보이니까 그게 밉다고, 그런 말씀 하셨는데, 아니 이 사실 여튼 뭐 다음주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너무 이쁘고 잘하는 친구들이고 같이 이렇게 여기까지 올수 있었다는 게 신기하고 감사하고 성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는데 너무 감사드리고 이렇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어요.”
16일 밤 10시부터 시작해 자정을 지나 새벽 1시를 넘겨 버린 시각. 생방송으로 진행된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 결승전 1라운드 1위를 차지한 박창근이 조심스레 말을 옮겼다. “빨리 해야 하나요?”라는 말을 소리죽여 묻기도 했다. 이날 그는 마스터(883)와 관객 점수(247) 합계 2위였지만 실시간 문자투표에서 1위로 1300점 만점을 가져가며 총점 2430점으로 1위에 올랐다. 결승전 1라운드 실시간 문자투표 총 수는 181만 676표. 유효표는 149만 3246표. 10시 40분에 이미 문자 투표 50만건. 50분에 70만건을 돌파했고, 11시 10분 100만표. 11시 40분에 140만건을 돌파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시청률은 16.3%(닐슨전국유료방송기준)을 기록했다.
고은성-이솔로몬-김희석-박창근-김동현-이병찬-박장현-조연호-손진욱-김영흠 등 준결승 진출자 톱 10명 중 3명이 탈락하는 새로운 규칙. 박창근은 제대로 웃지도 못하고 함께 무대에 오른 다른 9명의 출연진들을 살폈다. 3명의 탈락자가 이미 발표된 상황에서 ‘안도’라는 단어보단 떠나보내는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거기에 하나 더. 경연진과 MC모두 실시간 문자 투표 결과 발표에 오류를 겪은 터였다. 집계를 마치고 12시 반쯤 김성주 MC가 결과를 발표하려 했지만 LED 모니터에 10위 이름이 잘 못 기재되는 시스템 오류가 발생 한 것.
‘10위 이병찬’이라는 결과에 의아하고 당황한 기력이 무대를 감쌌다. 이병찬은 누적 투표1위를 기록해왔던 터였다. 김성주 MC가 “내가 갖고 있는 결과지와 다르다”며 이병찬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고, 제대로 정정되길 바랐지만 모니터에 표기된 건 또 다시 10위 이병찬.
처음엔 10위로 기재돼 당황한 표정을 지었던 이병찬도 김성주도 체념한 듯한 얼굴로 바뀌어 버렸다. 베테랑 MC 김성주는 제작진과 상의 끝에 직접 호명하겠다며 10위를 발표했고 LED 모니터 대신, TV자막으로 집계 결과가 표기됐다. 모든 결과가 발표될 즈음 모니터에 최종 결과를 집계한 기록이 다시 기재됐다. 10위 김영흠과 9위 김희석 8위 조연호는 1라운드를 마지막으로 탈락의 아픔을 나누어야 했다.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록이 남아서 다행이었지만, 여기선 김동현의 관객점수가 이전 247점에서 274점으로 또 바뀌어 기재되는 오류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날 1라운드는 레전드 스타, 백지영-김범수-부활 김태원-바이브 윤민수의 노래 중 한 곡을 택한 뒤 이들의 눈앞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는 방식이었다. 먼저 결승전 1라운드를 통해 마스터 점수와 현장 관객 점수, 실시간 문자 투표 점수를 더한다. 심사위원 점수 900점. 관객 점수 300점. 실시간 문자 투표 점수가 1300점 만점. 실시간 문자투표는 1등에게 1300점이 돌아가고 나머지는 득표 비율에 맞춰 산정되는 방식이다. 경연 동안은 마스터의 최고점과 최저점만 공개됐다.
첫 번째 무대로 등장한 기호 0번 김영흠은 등장부터 파격이었다. 징이 박힌 빨간 가죽 재킷을 입고 나온 그는 김범수의 ‘피우든 마시든’을 택했다. 기타를 내려놓고 ‘섹시’를 택한 그는 펑키 스타일의 음악에 몸을 맞춰 춤까지 소화했다. 카메라는 대기실의 이솔로몬을 비췄고 “영흠이 하고 싶은 거 다해”라는 박수가 더해졌다.
레전드 김범수는 “잘 어울릴 거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결승 무대에 이 노래를 선택한 것은 엄청난 도전이었다”면서도 “김영흠이 그동안 풀밴드로 사운드 커졌을 때 발음이 무너지거나 고음이 연주에 묻힐 때가 있었는데 이젠 발음을 적당히 멋있게 구기거나 목소리도 선명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국민 모두의 마음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공개된 마스터들의 최고점 100점은 최저 80점.
국민가수의 유일한 로커 1번 손진욱은 마이크에 빨강 파랑 스카프로 무장을 하고 나왔다. 택한 곡은 부활의 ‘마술사’. 레전드 김태원은 “박완규씨가 1997낸 앨범인데 박완규씨는 지금도 그 노래는 안됩니다(그 정도로 어려운 노래다)”라고 말했다. 긴장될 법도 한데 손진욱은 웃음으로 록의 신을 영접하기 시작했다. 마이크를 기타 삼아 몸짓에 리듬을 실었다. 헤드 뱅잉이 이어졌고 샤우팅까지 그의 몸은 거대한 진공관이 돼서 소리를 증폭시켰다. 김태원의 감탄한 듯한 표정이 카메라에 비쳤다. ‘너의 그 영원한 힘. 으. 로.’라는 그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단 듯 크레센도로 커질 때마다 김태원의 미소도 커졌다. 목소리를 살짝 긁어부를 때 록의 신은 완전히 손진욱에게 빙의해 있었다. 관객들도 양 손을 번쩍 올리며 응원했고, 대기실의 김동현과 이솔로몬도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마스터 박선주는 “괴물이다”고 혼잣말을 할 정도였다. 김태원은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말했다. “록 밴드를 한 사람으로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 데 얼굴 근육으로 노래를 하는게 아니거든요. 가슴으로 노래를 해야 하는데, 가슴으로 노래하면 상대방은 알아요. 수퍼 가수가 될 것이 보여요. 그 미래에서 만나요.” 최고점 100 최저 90.
2번 조연호는 딸기우윳빛 연핑크 슈트로 꾸미고 나왔다. 선곡은 백지영 레전드의 ‘사랑했던 날들’. 드라마 부부의 세계 OST곡이다. 경연중 백지영 레전드에게 ‘제2의 성시경’이란 찬사를 받았던 그는 부드러운 감성으로 무대를 달콤하게 적셔갔다. 이석훈 마스터는 “자기 힘을 다 내놓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백지영 레전드는 “어떤 남자가 연호씨보다 잘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후렴구로 가면서 고음으로 가면서 성대가 긴장되기 시작되고, 그 상태로 계속 마지막 엔딩까지 불러야 해서 남자가 하기 어려운 노래다. 몇번 다른 노래로 회유를 했는데 가차 없었다. 직진 갔다. 2차결선을 할 기회가 생기면 자기 길을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고점 100 최저점수 85점.
기호 3번 박장현은 백지영 레전드의 ‘거짓말이라도 해서 널 보고싶어’를 선택했다. 지난해 발표된 최신곡이었다. 전주가 연주되는데 무언가 잘못된 듯 했다. 음을 놓쳤기 때문이다. “죄송합니다.” 박장현이 말했다. 하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었다. 백지영은 레전드 석에서 가사를 불러 그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박장현도 정신을 다잡고 노래를 이었다.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매끄러운 목소리가 다시 제 자리를 잡았다. 공황장애를 극복해왔던 시간이 ‘후회에 맘을 담아봤자’라는 가사에 겹쳐졌다. 백지영은 “거짓말이라도 해서 한번 더 부르게 하고 싶다”고 자신의 노래 제목을 끌어 말했고, 신지는 “이제 고음을 할 때 장현씨가 시원하게 내뱉을 수 있는 그 배포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최고 95 최저 75.
4번은 국민가수 성장캐(릭터) 이병찬이다. 흰색 티셔츠 위에 연노란색 셔츠를 겹쳐 입고 온 그를 향해 대기실의 고은성은 “병아리처럼 하고 나왔네”라고 외쳤다. 레전드 윤민수는 “저 친구 인기 많죠?”라고 그를 바로 알아봤다. 이병찬의 선택은 레전드 김범수의 ‘나타나’. 드라마 ‘시크릿 가든’ OST다. 국민들 앞에 ‘나타나’ 마음을 ‘들어놓은’ 역도요정 이병찬의 등장에 객석에선 “떨지마” “사랑해” 라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내모습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 없었어”라는 가사가 마치 그를 보는 관객의 마음을 마음을 대변하는 듯 했다. 언제 떨었냐는 듯이 율동까지 곁들이며 객석을 향해 하트를 쏘아댔다. ‘4번’에 맞춰 ‘4랑’(사랑)이야라는 자막이 떠올랐다. 아이돌의 전유물인 ‘깨물하트’까지 등장했다. 마스터일 때는 점수를 누를 수 있지만 레전드로서는 점수 반영이 안되는 규정. 마스터에서 레전드로 자리를 옮긴 레전드 백지영은 “마음에 들었는데 누를 점수 버튼이 없다”며 웃었다. 최고 100 최저 90.
기호 5번으로 등장한 김동현은 김범수 레전드의 ‘오직 너만’을 택했다. 친누나 결혼식 축가로 불렀다고 말했다. 그동안 얼굴 근육에 힘을 담았던 그는 오히려 담담한 표정이었다. 내려놓은 듯한 . 느낌이 그의 목소리에 유려함을 더했다. ‘갓동현’이란 자막이 올랐고, 마스터 김준수는 “너무 잘했다”며 박수를 보냈다. 대기실의 고은성도 “이 노랜 오직 너만 부를 수 있겠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박선주 마스터가 “칭찬을 너무 많이 하실거 같아서. 세 군데만 말하겠다”고 말하자 혹여 어떤 지적이 나올까 장내는 다소 싸늘해 졌지만 “칭찬을 하겠다”며 웃어보였다. “김동현씨를 보면서 김범수씨를 넘어섰다. 아마추어 가수가 아닌 김동현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역사를 쓰고 있다는 감동적인 광경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레전드 김범수는 “이 순간, ‘내 노래를 뺏기고 있다’는 직감을 하면서도 내가 보는 앞에서 내걸 가져가는 데도, 너무 잘 가져가니까 기분이 나쁘지 않다. 전혀 다른 소리 다른 표현 다른 방법으로 해석하는 것이 이런 기분이구나”라 김동현의 재해석에 찬사를 보냈다. 최고점 100 최저 97.
6번은 박창근이었다. 묵직한 울림의 노래로 우리가 잊고 살았던 포크송의 매력을 되새기고 있다는 김성주 MC의 설명이 이어졌다. 준결승 성적 4위로 결승 진출한 그는 김태원 ‘다시 사랑한다면’을 택했다. 로커 도원경이 부른 작품이었다. 강렬한 시작 대신 그는 마치 시를 읊듯 ‘그대와 나의 사랑은…’ 가사를 읊어내려갔다. 한편의 시 같은 김태원의 가사를 나지막이 읊조리니 그 자체로 독음회 같았다. 바람이 살랑이듯 부드러운 미성이 지나간 자리엔, 모진 아픔이 쌓여서 단단해진 상처를 담담하게 밟고 지나는 그의 목소리가 축적됐다. 그가 기타를 놓을 때 몸이 기타가 됐다. 자신의 밑바닥부터 끌어올리는 소리가 전신을 통해 터져나왔다. 다시 기타를 잡자 바람으로 변해버린 방랑객의 선율이 흘렀다. 백지영은 “레전드 무대 나왔다”고 말했다.
김태원 레전드는 “경험이 있죠?”라는 말로 눈을 둥그렇게 만들었다. “사랑에 실패한 적 있죠? 그렇지 않고서는 그런 표정으로 노래할 수 없어요. 개인적으로 떨린다고 하는 것 그걸 숨차오른다고 하거든요. 숨차오르게 해야 이유도 모르게 듣는 이들이 전율이 오르고 하는 거죠. 폴 매카트니가 되는 거죠.” 최고 100 최저 95.
7번 ‘반바지맨’ 김희석은 대학에서 실용음악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준결승 3위로 결승 진출한 그는 바이브 윤민수의 ‘술이야’를 택했다. 문자투표는 140만건을 돌파한 상황. 소울이 가득한 그의 목소리에 윤민수는 “저 나이때 나는 이런 감성이 나오지 않았다”며 격려의 말을 보냈다. 최고점 98 최저점 80.
8번 이솔로몬은 백지영 레전드의 ‘사랑 안해’를 택했다. 그의 세레나데 같은 표현에 ‘영원히 ‘솔로’몬’이란 재치있는 자막이 떴다. 중저음이 강하다는 이솔로몬이었지만 고음에도 능력을 보여줬던 솔로몬이었다. 감성을 담아 최대한 이솔로몬의 스타일로 소화해 냈다. 담담한 듯 호소력 짙게 노래를 끌어갔다. 그에게 ‘음유시인’이란 별명을 붙여준 윤명선 마스터는 “솔로몬의 그동안 무대 보면서 시를 한편 쓰는 거 같다고 표현했는데 한권의 시집을 썼다”고 말했다. 백지영 레전드는 “너무 잘 소화했다. ‘사랑 안해’ 노래를 완벽히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불러준거 같다. 잔잔하지만 강한 울림을 줬다”고 말했다. 최고점 100점 최저 93점.
9번은 준결승 1위로 올라온 고은성. 윤민수 레전드의 ‘가을 타나봐’를 선곡했다. 그의 장기인 뮤지컬 느낌으로 편곡해 무대를 최대한 고은성 풍으로 흥겹게 끌어갔다. 윤민수 레전드는 “발성은 두성 흉성이 아닌 고은성”이라는 이날의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최고 99 최저80.
경연 뒤 정동원과 코요태의 축하 무대가 이어졌고 드디어 발표된 마스터들의 점수. 마스터 총점으로는 김동현이 1위였다. 김동현은 896점 박창근 883, 이솔로몬 882, 손진욱 866, 이병찬 864, 조연호 841, 김희석 834, 김영흠 812, 고은성 801점, 박장현 770점을 기록했다.
마스터 총점과 관객 점수를 합산한 중간 순위 역시 김동현이 1위. 관객 점수는 247점 1143점이었다. 2위는 박창근으로 관객점수 247점 총 1130점이었다. 3위는 손진욱으로 관객점수 252점 111점을 기록했다. 마스터 5위에서 관객점수 1위로 3위로 뛰어올랐다. 4위는 이병찬. 관객점수 231점으로 1095점. 5위는 이솔로몬으로 관객점수 197점 1079점을 기록했다. 6위는 조연호로 관객점수 189점 1030점. 7위는 공동 7위로 김희석과 고은성이었다. 고은성은 203점, 김희석은 170점을 받아 1004점을 기록했다. 9위는 박장현으로 994점. 10위는 973점의 김영흠이었다.
여기 국민 투표를 최종 합산한 결과 탈락한 김영흠-김희석-조연호에 이어 7위는 손진욱, 6위 고은성, 5위 박장현, 4위 이병찬, 3위 이솔로몬, 2위 김동현 순이었다. 마스터 순위가 관객 점수를 통해 다시 뒤집히고, 대국민 투표로 완전히 뒤집히는 반전에 이은 반전의 결과를 이었다.
한편, 17일 오전 TV조선 측에선 입장문을 내고 결승전 1라운드 결과 발표 화면 입력 오류 건에 대해 해명했다. 제작진은 “‘국민가수’ 결승전 1라운드 종료 후, 최종 점수 집계까지 무사히 완료하였으나, 화면에 송출할 점수 집계표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10위의 이름이 잘못 기재되는 실수가 발생했다”면서 “현장의 모든 인원이 점수 집계표를 재확인 후 수정을 마쳤으나, 돌발 상황에 당황한 현장 스태프가 잘못 입력한 파일을 다시 화면에 송출하는 실수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생방송에서 오늘 부득이함이 있었지만,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해주신 시청자분들과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 발표를 기다린 출연자분들께 심려를 끼쳐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은 “늘 ‘국민가수’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다음 주 목요일 밤 10시 최종 결승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