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21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과거 사드 경제 보복에 대해 “한국 국민들도 최근 몇 년간 한·일 관계로 유니클로와 같은 일본 브랜드를 불매한 일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반일 감정이 격해졌을 때 벌어진 유니클로 불매운동을 사례로 들어, 사드 보복에 대한 비판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싱 대사는 최근 한복·김치 등을 둘러싼 양국 갈등에 대해서도 “일부는 언론에 의해 과장해서 조작되기도 하고, 인위적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방송 이후 TBS게시판에는 “여기가 중국 시민방송이었냐”(1234Joe) “살다살다 중국 공산당 홍보를 세금으로 운영하는 한국 방송에서 보게될 줄이야.”(GrosGrain) 같은 내용의 댓글이 잇따라 붙었다.

싱 대사는 이날 TBS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18분40초 동안 출연했다. 사드 관련 발언은 진행자 김어준이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일 공조 회복하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면 한국은 과거 사드 때문에 있었던 경제 보복이 떠올라요. 또다시 어떤 중국으로부터 경제 보복이 있지 않을까”라고 물으면서 나왔다. 이에 대해 싱 대사는 “중국은 사드를 통해 위협을 받았다. 사드문제는 양국이 수교 이후 받은 가장 큰 도전이었다. 양국 민의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 뒤, “최근 몇 년간 한·일 관계로 한국 국민들은 유니클로와 같은 일본 브랜드를 불매한 일도 있었다, 국민들간의 감정이 안좋아서 영향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철저히 민간 차원의 일로 돌리면서, 국내에서 반일감정이 격해졌을 때 일었던 유니클로 불매운동을 사례로 갖다 댄 것이다. 이에 대해 김어준은 가타부타 언급없이, 싱 대사의 발언을 받아 한번 더 “한국에서 유니클로 불매운동 한 것처럼 사람들의 마음이 다쳤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다”라고만 했다.

그는 미·중 관계에 대해 “미국 일부 정치인들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중국을 압력해서 양국 관계에 매우 큰 상처를 입었다”며 “미국이 더 이상 인위적으로 새로운 장애물을 만들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미국 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다 돼 있다”면서도 “다만 남중국해나 신장 문제, 티베트 문제, 인권 문제를 이용해서 중국을 흔들거나 중국을 핵심 이익을 해롭게 (하면) 우리로서는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중 관계에 대해선 “중한 관계는 독립적인 양자 관계로 다른 양자 관계에 예속돼서는 안 된다”며 “한국이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한국을 압력하거나 괴롭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중국 대사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준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싱 대사는 최근 한복·김치 등을 둘러싼 양국 갈등이 자꾸 보도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역사나 문화와 관련된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은 오해와 잘못된 인식에서 호소되는 경우는 꽤 있는 것 같다”면서 “그 중 일부는 언론에 의해 과장해서 조작되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건 인위적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예를 들어 중국의 사천 포채(泡菜·파오차이)와 한국의 김치는 다른 것인데 (언론이) 번역을 통해서 중국 것이라고(했다)”고 말했다.

김어준은 이 과정에서 “대사님 보시기에 사천의 김치하고 한국 김치는 다른데 번역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증폭시켜서 일부러 (한중) 대결 구도를 만드는 언론들도 있다. 중국과 한국이 대결하도록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은 누굴까요”라고 물었다. 이에 싱 대사는 “글쎄요.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여기에 김어준이 다시 “중국과 한국이 대결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이 한국에도 있긴 있다”고 덧붙이며, 중국의 역사 왜곡 문제를 언론의 잘못으로 돌리는 태도를 보였다. 중국 네티즌들이나 일부 중국 언론에서 우리나라 한복을 중국의 복식으로 소개하거나 김치가 중국의 음식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된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언론의 잘못으로 만든 것이다.

이날 방송 이후 TBS 유튜브 게시판에는 ‘와 갈데까지 가는구나’ ‘이 판국에 중국 대사를 부르는 심장에 털난 자’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어떻게 나라 세금 받아 만드는 방송이 명백히 저질러지고 있는 문화침범의 논점을 흐릴 수 있나” 등 비판 일색의 댓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