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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역사왜곡 논란과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시청자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방심위는 24일 오전 ‘조선구마사’ 관련 시청자 민원이 전날부터 3900건 이상 접수됐다고 밝혔다. 방심위 관계자는 “심의는 프로그램 단위로 이뤄진다”며 “민원 내용을 검토 후 안건으로 상정할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다.

조선구마사는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대군(장동윤 분) 등이 악령으로부터 백성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내용의 퓨전 사극이다.

그런데 지난 22일 방송된 1회에서는 충녕대군이 명나라 국경 근방의 기생집에서 외국인 사제와 통역사에게 중국 전통음식인 월병과 피단(달걀이나 오리알을 삭힌 음식), 중국식 만두 등을 대접하는 장면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온라인에서는 조선구마사에 광고한 기업 목록이 공유되며 불매운동 조짐까지 나타났다. 에이스침대와 코지마, 호관원, LG생활건강 등 일부 기업은 제작지원·광고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지난 23일 청와대 게시판에는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 중지를 요청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현재 정식 청원으로 등록되기 전 관리자 검토 중인 상태로, 인터넷주소(url)를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는데도 하루 만에 6만8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인은 “자막을 통해 ‘본 드라마의 인물, 사건, 구체적인 시기 등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며 창작에 의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넣었으나 실제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을 그대로 가져왔는데 어떻게 역사적 사실과 무관할 수 있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판타지로 풀어내려면 모든 등장인물을 새롭게 창조했어야 했다”며 “역사적 인물이 그대로 나오는데, 특히 조선의 역사를 모르는 외국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면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종이 환시와 환청으로 백성들을 무참히 도륙하는 것, 충녕대군이 통사 마르코와 바티칸에서 파견된 구마 전문 신부 요한에게 중국 과자 월병(을 대접하는 것)에, 중국식 인테리어의 기생집까지, 무엇보다 지상파에서 이런 내용이 문제없이 방송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