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력·연출력·실력파 가수 3박자에 무아지경 3시간을 보냈네요. 원조 트로트 오디션답습니다!” “실력과 화제성 모두 갖춘 참가자에, 명MC, 정확한 평가로 신뢰감을 주는 마스터까지! 최고였습니다.”

‘원조’의 관록이 빛난 한판승이었다. 트로트 인기에 편승한 예능 프로그램 홍수 속에서도 ‘진짜’를 알아봐 준 건 시청자였다. 17일 밤 드디어 베일을 벗은 TV조선 ‘미스트롯2’는 최고 시청률 30.2%, 전국 시청률 28.7%(닐슨코리아 유료방송 가구 기준)라는 전무후무한 수치를 기록했다. ‘미스트롯’(2019) 첫 방송 시청률 5.9%, ‘미스터트롯’(2020) 첫 방송 12.7%를 훌쩍 뛰어넘은 것은 물론, 최근 10년 예능 프로그램 첫 방송 사상 최고 시청률이다.

첫 회부터 실력파 가수들이 등장해 방송가를 들썩이게 한 TV조선 ‘미스트롯2′. 윗줄 가운데부터 시계 방향으로 홍지윤 윤태화 김태연 김연지(씨야) 마리아. /TV조선

◇독보적인 첫 회 시청률

또 다른 시청률 조사기관 TNMS가 2010년 이후 10여 년간 주요 예능 프로그램 첫 회 시청률을 비교한 결과도 ‘미스트롯2’의 시청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 사랑의 콜센타’가 2위였고, KBS2 ‘1박 2일 시즌4’ ‘트롯전국체전’ 등의 순서로 첫 회 시청률이 높았다. TNMS는 닐슨코리아와 시청률 조사 패널이 달라 시청률 수치에는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인 패턴에선 거의 차이가 없다. 제작진은 18일 “‘원조는 다르다'는 믿음으로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거듭 고마움을 표한다”면서 “대한민국 방송 지형을 변화시킨 데 만족하지 않고 ‘K트롯 신화’를 써 내려갈 글로벌 스타를 탄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눈물로 쓰는 도전, 시청자가 화답하다

“이 어려운 코로나 상황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노래를 부르는 일뿐이라 도전하게 됐다.” 15년 차 가수이자 ‘미스트롯2’ 도전자 중 하나인 씨야 김연지가 18일 새벽 소셜미디어를 통해 올린 글이다. 가요계 잔뼈가 굵은 실력파들의 등장에 마스터들이 반복해서 휘둥그레졌다. 이날 방송에서 마스터들이 가장 많이 한 말이 “나와줘서 고맙다”였다. “김연지는 함께 작업했던 친구 중 특히 아끼는 실력자다. 내 새끼 같은 마음이 있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훔친 조영수나, 1990년대를 풍미한 스페이스 A 출신 김현정을 두고 “노래를 정말 잘해서 애정을 쏟았던 제자”라며 박선주도 눈시울을 붉혔다. 2017년 뉴저지 한인회 노래자랑 1위를 한 뒤 가수의 꿈을 품고 2018년 홀로 한국행을 택한 금발의 미국인 마리아 역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울면서 후회하네’를 열창해 외국인 첫 올하트의 주역이 됐다. “성인과 겨뤄도 손색없다”며 마스터들의 찬사를 이끈 국악 신동 김태연의 트로트 도전이나, ‘보이스트롯 준우승자’로 다시 도전장을 내민 김다현 등 초등학생까지 꿈을 향해 도전했다. 이를 비롯해 ‘남녀공학’ 출신 허찬미 등 여러 오디션에 도전하며 팬을 모은 스타들이 앞으로 방송을 탈 예정이다.

◇불공정의 시대, 오디션의 희망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2′ 첫 회 방송이 끝난 뒤 각종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 댓글에서 자주 발견되는 단어는 ‘공정한 심사’와 ‘숨은 보석’이었다.

무명 가수로 활동하다 뇌출혈로 쓰러진 어머니를 위해 절절한 ‘사모곡’을 쏟아낸 12년 차 트로트 가수 윤태화의 ‘님이여’는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마스터의 찬사 속에 가수와 노래 모두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다리를 다쳐 연습생 활동을 마무리했다는 홍지윤은 아이돌급 미모에 반전 목소리로 주목받으며 마스터들에게서 기립 박수를 끌어냈다. 이외에도 23년 차 무명 가수 하이량, 실력파 보컬 나비, ‘베스티’ 강혜연 등의 도전기는 방송 뒤에도 뜨거운 화제를 뿌렸다. 도전자에서 마스터로 자리를 바꾼 임영웅 등 ‘미스터트롯’ 톱 6는 ‘당신도 마스터석(席)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 그 자체였다.

‘미스 트롯’과 ‘미스터 트롯’의 인기 비결에는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교육 사다리와 계층 사다리가 무너진 시대에 희망과 위로를 주는 마지막 탈출구.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사람들이 오디션에 기대하는 것 중 하나는 묻혀 있던 진주의 발굴과 그들의 감동적인 인생 역전 스토리”라면서 “불공정과 불평등에 분노한 사람들은 오디션 스타를 통해 대리 만족하고, 이는 곧 우리 삶의 위로와 희망이 된다”고 말했다. 최보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