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난 우리가 더는 캔자스에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어.”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 역을 맡은 주디 갈랜드의 대사다. ‘더는 캔자스에 있지 않다’(not in Kansas anymore)는 영어 관용구(친숙하고 편안한 곳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이르는 상황을 가리킴)는 여기서 유래한다. 원작인 L. 프랭크 바움의 ‘오즈의 마법사’(The Wonderful Wizard of Oz, 1900)에 이 대사가 나온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책에는 없는 구절이다.
토네이도에 휩쓸려 캔자스를 떠난 도로시는 마법의 나라 오즈로 날려 간다. 고향으로 돌아갈 방법을 알려줄 에메랄드 도시의 위대한 마법사를 찾아가는 길에 그녀는 두뇌를 원하는 허수아비, 심장을 바라는 양철 나무꾼, 그리고 용기를 구하는 겁쟁이 사자를 동료로 삼는다. 이들은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해 마법사를 만나는데, 그는 사악한 서쪽 마녀를 쓰러뜨리는 조건으로 모두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다. 도로시 일행이 마녀를 물리치고, 바람을 이루며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오즈의 마법사’의 매력은 결말의 유쾌한 반전에 있다. 오즈가 허수아비의 머리에 채운 것은 핀과 바늘과 왕겨이고, 양철 나무꾼의 가슴에 넣은 것은 톱밥 주머니이며, 용기를 구하는 사자에게 건넨 것은 정체불명의 음료에 불과하다. 도로시를 캔자스로 되돌린 것은 오즈의 마법이 아니라 출발점에서 얻은 은구두다. 간절히 구하던 것을, 이들은 처음부터 지니고 있었다. 그러니 마법이란, 어쩌면 상상력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오즈가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과 사자에게 준 평범한 물건들은 마법의 힘을 믿는 상상을 통해 비로소 두뇌, 심장, 그리고 용기로 승화(昇華)한다.
바움은 머리말에서 “어린이들에게 오롯이 즐거움만을 선사하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썼다고 밝혔다. 유럽 동화의 잔혹함은 배제하고 미국적 낙관주의를 내세운 덕에 작품은 대성공을 거뒀고, 작가는 총 14권의 ‘오즈’ 시리즈를 완성했다. ‘오즈의 마법사’를 재해석한 ‘위키드’는 오늘날 브로드웨이의 대표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최근 영화판 ‘위키드’ 역시 큰 주목을 받았으니, 120여 년 전 탄생한 오즈의 마법은 여전히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