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의 일본

이현모 지음|생각의힘|520쪽|2만4800원

일본의 팬덤 현상 ‘사나카츠(サナ活)’.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이름과 활동을 뜻하는 일본어 ’카츠도우‘를 합친 신조어다. 사나에 총리의 기습적인 중의원 해산은 316석이라는 유례없는 자민당의 압승으로 돌아왔다. 36년째 일본에 살고 있는 일본 지바현 중앙학원대학 교수인 저자는 재일 한국인이다. 그의 눈에 사나카츠 현상은 “숙의 민주주의가 사라진 자리에 이미지 정치가 들어선 결과”다.

일본 현대사는 자민당의 역사와 함께한다. 1955년 출범한 자민당은 전후 복구와 고도 성장을 이끌어냈지만 정경유착·파벌정치·세습정치라는 그림자를 품고 있다. ‘3류 정치’라는 비아냥도 듣는 이런 정치문화를 만든 건 주권자의 책임도 있다는 게 이 책의 분석. 일본 국민들이 정치적 판단을 집권 자민당에 전적으로 맡겨버리는 ‘오마카세 민주주의’가 문제라는 것이다. 버블 경제가 무너진 후 혁신보다는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원하며 생긴 막막함이다. 정치-관료-재계로 이뤄진 ‘철의 삼각형’도 국민들을 좌절시켰다.

일본의 장기불황 분석과 자민당의 역사뿐만 아니라 다카이치의 역사적 승리까지 비교적 최신 이슈도 담겼다. 19일 열린 미일정상회담 이후 일본의 행보는 우리나라에도 중요한 변수다.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살피고픈 독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