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변신
한국은행에서 30년 가까이 일하고 부총재까지 지낸 저자가 ‘돈’에 대해 썼다. 돈의 실체에 대한 이해와 돈이 세상을 움직이는 방식을 설명한다. 중앙은행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에 발 딛고 쓴 돈 이야기다. 금융 시장, 정책 현장뿐 아니라 우리 실상에서 돈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고 움직이는지 이야기한다. 저자는 한국은행 부총재,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금융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이승헌 숭실대 교수. 연합인포맥스북스, 2만4000원.
고려시대 사회경제사
고려의 전시과는 ‘관료에게 토지를 나누어 준 제도’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책은 전시과를 달리 본다. 전시과는 토지와 인구를 호(戶) 단위로 결합한 국가 통치의 핵심 구조다. ‘토지를 어떻게 나누었는가’가 아니라 ‘권력을 어떻게 조직했는가’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 관점은 고려를 조선으로 가는 ‘과도기’가 아닌 한국 중세의 전형이 마련된 시대로 재규정한다. 이상국 아주대 사학과 교수 지음, 푸른역사, 2만7000원.
초인테리어적 사고
‘초인테리어’란 전통적 인테리어의 범주를 넘어서 사물과 정보, 행위가 서로 연결되는 생활 환경을 뜻한다. 책은 인테리어가 단순히 꾸미는 기술이 아니라 건축과 도시, 개인의 행위를 연결하는 사유의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인테리어를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서라기보다 ‘인테리어를 하기 전에 생각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에 방점을 찍는 인문서에 가깝다. 야마모토 소타로 지음, 정문주 옮김, 픽처레스크, 1만9000원.
미세 트라우마
내가 무언가 잘못한 것 같고, 사소한 말에도 마음이 흔들리는 건 소심한 성격 때문이 아닐 수 있다. 인간 관계에 뒤따르는 피로는 작고 미묘하게 쌓여온 상처, 즉 미세 트라우마로 인한 것일 수 있다. 이 책은 트라우마를 거대한 사건이 아닌 몸이 기억한 반응으로 본다. 일상 스트레스가 임계치를 넘을 때 신경계에 흔적으로 남고, 그 반응이 반복된다는 것. 베레나 쾨니히 지음, 이은미 옮김, 21세기북스, 1만9900원.
뉘른베르크, 나치와 정신과 의사
1945년 8월 연합군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을 점령하고 전범 재판 준비를 시작하던 때. 미국 정신과 의사이자 군의관인 더글러스 맥글래션 켈리가 수용소에 파견된다. 그는 22명의 전범들로부터 “공통된 정신적 결함”을 찾으려하지만, 목적 달성에 실패한다.. 논픽션이지만, 저자의 촘촘한 스토리텔링 기술에 한 편의 소설처럼 읽힌다. 잭 엘하이 지음, 채제용 옮김, 히포크라테스,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