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장강명 지음 | 글항아리 | 360쪽 | 1만9500원
소설가 장강명은 자신을 “문단 차력사”라고 소개한다. 영상이 지배하는 오늘날, 소설 쓰기에 매달리는 일이 차력을 하는 기분이라는 것이다. 그런 그가 또 한 번 ‘차력 쇼’를 했다. 약 4주에 한 번 벽돌책 100권을 본지에 소개한 것을 모아 책을 냈다. ‘장강명의 벽돌책’이란 문패를 달고 2016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10년을 연재 중이다. 두꺼운 책을 의미하는 ‘벽돌책’의 기준은 상대적이지만, 저자는 700쪽을 기준으로 잡았다.
저자는 오프라인 서점 매대에선 외면받기 일쑤인 벽돌책을 찾느라 도서관으로 향한다. 이 과정을 “벽돌책 수렵·채집”에 빗댄다. “오로지 두께와 첫인상이라는 원시적인 기준”으로 책을 고르기 때문. 그 덕에 알고리즘의 늪에 빠지지 않는다. 과거에 읽은 책과 비슷한 책만 읽게 되거나, 남들이 읽는 책을 따라 읽지 않을 수 있었다. 그는 이 독서 과정에서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을 본다.
저자는 “벽돌책은 얇은 책이 줄 수 없는 경험을 준다”고 강조한다. 논리나 해석의 다면성, 이야기의 중층성, 견고한 연속성 등 대체 불가한 깊은 독서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강명이 엄선한 벽돌책 100권은 무엇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