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인생 강의

손관승 지음|황소자리| 296쪽| 1만9800원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철학적이고 고독한 이미지와 달리,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직장인’이었다. 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행정가·경영자·극장장 등으로 성실하게 일하며 틈틈이 글을 썼다. 바이마르 군주의 초청을 받아 군사·외교·사법 행정에 이르기까지 국정 운영을 도맡기도 했다. 격무에 시달리다 번아웃이 온 서른일곱의 괴테는 어느 날 갑자기 사표를 던지고, 훌쩍 이탈리아 로마로 떠난다.

저자는 방송 기자를 하며 베를린 특파원을 지냈고, 방송국 계열사 CEO를 거쳐 요즘은 유명 인문학 강사로 활동 중이다. 그 역시 서른일곱에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괴테 인스티튜트로 연수를 떠난 적이 있다. 책은 독일 바이마르의 괴테 하우스부터 시작해 화가를 꿈꾸며 미술을 공부했던 이탈리아 로마 등 그의 흔적을 여행하듯 따라간다. 괴테의 성장 서사와 함께, 저자가 인생에서 길을 잃고 헤맬 때마다 괴테의 문장에서 얻었던 지혜와 위로를 들려준다.

저자는 천재 작가 괴테가 아닌, 흔들리고 방황했던 인간 괴테에 주목한다. 시골 출신 여성과의 동거 스캔들, 하루 1~2병씩 포도주를 즐기던 일상까지 친근하게 소개한다. 이런 맥락이 있기에,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Es irrt der Mensch, solange er strebt)’는 ‘파우스트’ 속 명언은 묘한 울림과 위안을 준다. 괴테를 처음 접하는 이도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입문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