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의 마지막 선물
하인츠 야니쉬 지음 | 마야 카스텔리츠 그림 | 윤혜정 옮김 | 피카주니어 | 56쪽 | 1만6800원
코펜하겐으로 가는 마차 안, 엄마와 함께 탄 소녀는 앞에 앉은 할아버지가 궁금했다. “저는 일곱 살 엘사예요. 책을 좋아해요. 할아버지는요?” 은발의 신사가 인자한 미소로 답했다. “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란다. 나도 책을 좋아해. 그래서 작가가 됐지. 그럼, 하늘을 나는 법을 배우는 소년의 이야기를 들려줄까?”
한스의 아버지는 구두 수선공이었다. 종일 일했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저녁이면 아버지는 두툼한 동화책을 읽어줬다. 공주와 왕자, 기사와 용, 요정과 괴물…. 그 속엔 모든 것이 가능한 멋진 세상이 있었다. 동전 13개와 헌옷 가방 하나를 들고 떠난 소년 한스는 코펜하겐에서 좌충우돌하며 연극을 배우고 동화와 소설을 썼다.
그의 동화는 대부분 그와 그의 꿈 이야기였다.
‘하늘을 나는 가방’은 가방을 타고 다른 세상으로 날아오르고 싶었던 마음이, ‘미운 오리 새끼’엔 남들과 다른 꿈을 꾼다는 이유로 놀림과 미움을 받았던 어린 시절이 담겼다. 허영심 많은 사람들을 보며 ‘벌거벗은 임금님’을, 차가운 심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며 ‘눈의 여왕’을 썼다.
굴곡 없는 삶은 없다. 넘어지고 상처 입어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마음을 다해 한 발 더 내디뎠을 때에야 새 길은 열렸다.
“동화를 쓰려면 마법을 부릴 줄 알아야 하나요?” 엘사의 말에 안데르센 할아버지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눈을 감고, 이렇게 서로의 손을 잡고, 간절한 마음으로 마법의 주문을 외워볼까?” 마차는 코펜하겐을 향해 산들바람처럼 날아올랐다. 책을 읽는 아이들의 마음도 각자의 바람처럼 가볍게 떠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