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제국: 권력, 자본, 노동

카렌 하오 지음 | 임보영 옮김 | 생각의힘 | 672쪽 | 2만8800원

전직 월스트리트저널 기자가 오픈 AI와 AI 산업의 실상을 파헤친다. 260명과 300회 이상의 인터뷰, 방대한 서신과 문건을 토대로 AI 기업들이 약속해 온 ‘장밋빛 미래’의 허상을 무너뜨린다.

저자는 AI 기업을 ‘제국’에 비유한다. 땅과 전력, 수자원을 대규모로 끌어다 쓰고, 값싼 노동을 동원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끝없이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사회적·환경적 비용은 가장 취약한 계층에 전가된다. 저자는 콜롬비아와 케냐에서 AI 훈련을 위해 성적·폭력적 콘텐츠를 걸러내는 저임금 노동자들을 만나고, 미국 애리조나주와 칠레에서는 AI 데이터 센터 증가로 물 부족을 우려하는 현실을 목격한다.

동시에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운영되는 오픈 AI의 내부를 집요하게 취재했다. 샘 올트먼을 ‘황제’에 빗대며 조직 내부의 균열과 갈등을 궁중 암투극처럼 풀어낸다. 저자는 “과학의 발전을 향한 야망이 공격적이고 이념적인 돈 잔치로 변질됐다”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챗GPT는 답해주지 못할 충격적인 이야기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