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보틀드
대니얼 재피 지음 | 김승진 옮김 | 아를 | 556쪽 | 3만원
플라스틱병에 담긴 생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포장 음료다. 2021년 기준 병입생수는 3000억 달러(약 433조원) 규모의 글로벌 소비재가 됐다. 그러나 전 세계 인구 중 40억명가량은 연중 최소 한 달 이상 심각한 물 부족을 겪는다.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3이 물 불안정 또는 심각한 물 불안정 국가에 거주한다. 올 초 유엔 연구진은 ‘물 파산(water bankruptcy)’이란 표현까지 썼다. 생수병이 발에 채도록 흔한 게 과연 맞는가 의문이 든다.
미국 포틀랜드주립대 교수이자 사회학자인 대니얼 재피는 병입생수를 글로벌 상품으로 보고, 그 출현과 확산 과정을 살핀다. 다국적 기업 4곳(네슬레·코카콜라·펩시·다논)이 병입생수 사업을 급격하게 확장하면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사회·문화·환경적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공공 수도 운영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저자는 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에서 물 위기가 발생한 지역을 직접 찾았다. 집필에 10년 넘게 들인 생생한 인류학 현장 연구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