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을 맞이해 집 안 정리를 해볼까 하고 일본 정리·수납 전문가 시모무라 시호미의 책 ‘돈이 쌓이는 집, 돈이 새는 집’(부키)을 꺼내 읽었습니다. 10년 넘게 의뢰인 1000명 이상을 만났다는 저자는 “집을 보면 그 사람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드러난다”고 합니다.

저자는 “현대인의 삶에는 쾌적함을 방해하는 ‘보이지 않는 도둑’이 존재한다”면서 “이들은 집에 쌓여야 할 돈뿐 아니라 여유, 즐거움, 화목한 가족 관계까지 앗아간다”고 말합니다. 시간 도둑, 공간 도둑, 노력 도둑이라는 세 도둑이 ‘돈이 새고 집이 너저분해지는’ 핵심이라고 하네요.

집 안이 물건으로 가득 차 있으면 필요한 물건을 제때 찾지 못하고 허둥대기 일쑤이니 그렇게 낭비하게 되는 시간이 바로 ‘시간 도둑’이고, 옷장, 수납장, 냉장고 등 틈새마다 물건을 쌓아두면 공간을 도둑맞는 셈이랍니다. 그렇다면 ‘노력 도둑’은 뭘까요? 넘쳐나는 물건을 정리정돈하는 일이 일상처럼 굳어져, 자신도 모르게 시간과 에너지를 계속해서 소모하게 되는 것이라고 하네요.

저자는 “공간을 쾌적하게 만드는 사람은 ‘빼기’를 잘한다. 물건을 쌓아두지 않고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미련 없이 처분한다”면서 “바로 그 점이 공간과 재정, 모두를 여유롭게 만드는 핵심”이라고 덧붙입니다. “물건을 사는 일이 곧 공간을 사고, 시간을 사고, 관리라는 책임을 떠안는 일이라는 걸 기억하세요. 이 감각이 몸에 익을수록 지혜로운 소비가 이루어질 겁니다.”

‘봄이 온다니까 대청소나 해 볼까’라고 생각했는데, 이 문장을 읽고 특히 찔렸습니다. “정리는 이벤트가 아니라 삶 속에서 계속 이어져야 할 생활의 한 부분입니다.” 정리를 연례 행사 정도로 생각한다면, 이미 ‘돈이 쌓이는 집’을 만들긴 틀린 걸까요?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