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업을 제조업으로 규정하면, 편집자는 출판사가 만드는 제품, 즉 책의 개발자가 된다. 그러면 ‘좋은 책을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 대신 제조업 개발자의 마인드를 장착할 수 있고, 제조업의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에 따라 기획부터 편집까지 하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다. 스스로를 ‘출판 편집자’라는 틀 안에만 가둬 놓고 있으면 쉽게 닿기 힘든 범위의 시야다.”
17년 차 출판 편집자인 윤성훈 클레이하우스 대표의 책 ‘10만 부 베스트셀러 만드는 법’(sbi)에서 읽었습니다. 저자는 다산북스 인문팀장으로 일하던 2019년부터 일본 작가 야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다산초당), 독일 작가 도리스 메르틴의 ‘아비투스’(다산북스), 황보름 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클레이하우스) 등 10만 부 이상 팔린 책을 여럿 만들었다고 합니다.
출판 편집자를 타깃 독자로 한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통찰은 “제품 제조업자로 스스로를 정의하라”는 조언이었습니다. 제조업에서 신제품 개발은 아이디어 도출과 선정, 콘셉트 개발, 제품 개발, 제품 출시의 네 단계로 구분되는데, 책을 만들 때도 이 개발 과정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거죠. 저자는 “문과대 졸업생인 우리가 유일하게 만들 수 있는 제품은, 다름 아닌 책이니까”라고 말합니다.
신문도 책과 마찬가지로 문과 출신 졸업생이 만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제품 중 하나입니다. ‘어떻게 하면 많이 읽힐 수 있는가’는 텍스트 기반 매체 종사자들의 공통된 고민이고요. 신문 만드는 이들 역시 ‘기자’라는 틀에 갇히기보다는 제품 개발자 마인드로 적극적으로 사고하는 편이 ‘읽히는 콘텐츠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