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 키우기
클로이 달튼 지음|이진 옮김|바람북스|244쪽|1만9000원
산책길에서 어미 잃은 새끼 산토끼 한 마리를 발견했다. 포식자 눈에 띌까 걱정돼 집으로 데려왔다. 그렇게 ‘동거’가 시작된다.
영국 외교 정책 전문가인 저자는 코로나19가 발발하자 국경을 넘나드는 삶을 멈추고 시골집에 머문다. 산토끼가 그의 일상을 채운다. 팬데믹으로 문 닫은 도서관에서 우편으로 보내준 책을 읽으며 산토끼에 대한 정보를 쌓는다. 삶이 조금은 여유로워진다. “산토끼가 지닌 평온함과 안정감을 오랜 세월 나의 삶을 지배했던 미친 속도감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산토끼의 야생성을 해치지 않으려 이름을 붙여주지 않고, 행동반경을 제약하지 않으며, 함부로 손을 대지도 않는다. 산토끼는 자연으로 돌아간 후에도 여전히 저자의 집을 찾아와 깃들다 실내에 새끼를 낳는다. 인간이 서로 다른 종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차분한 문장으로 적은 에세이. 지친 마음에 위로를 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