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만제국사
캐럴라인 핑클 지음ㅣ이재황 옮김ㅣ책과함께ㅣ1096쪽ㅣ6만3000원
1301년 아나톨리아(현 튀르키예 지역) 변방에서 오스만군이 동로마군과 맞붙어 승리를 거둔다. 로마의 법과 기독교 세계의 권위를 계승하며 1000년 가까이 동지중해 질서를 떠받쳐온 동로마 제국은 여전히 세계사의 중심이었다. 그들을 꺾은 변방의 나라는 더 이상 주변부에 머물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책은 1299년 오스만의 건국과 1301년 제국의 부상에서 출발해, 1922년 술탄제 폐지와 이듬해 튀르키예공화국 선포에 이르기까지 620여 년에 걸친 오스만의 전 역사를 한 흐름의 통사로 펼쳐 보인다.
오스만제국사로 박사 학위를 받고 튀르키예에서 15년간 거주하며 연구해 온 저자는, 오스만을 ‘유럽의 병자’로 축소해 온 유럽 중심 서술을 정면으로 비판한다. 16세기 이후를 단순한 쇠퇴기로 규정하는 대신, 술탄의 방패였던 예니체리 군단의 개편, 근대적 중앙집권으로 이어진 탄지마트 개혁을 통해 변화와 적응의 과정을 정치·사회 구조 속에서 입체적으로 읽어낸다. 패자라는 인식으로 굳어졌던 오스만제국의 시간을 다시 숨 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