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책 관련 유튜브 채널 등 여러 곳에서 연말이면 ‘올해의 책’을 뽑습니다만, 신문사가 선정하는 ‘올해의 책’은 결이 좀 다릅니다. 책 판매량이나 저자의 유명세, 유명인의 추천, 혹은 기자 개인의 취향과는 무관하게 ‘뉴스 가치가 있는 책’을 고심해 고릅니다. 따라서 매년 ‘올해의 책’은 책이라는 매체가 세상의 흐름을 보여준다는 가정하에 그해의 이슈를 가장 잘 반영하는 주제의 책 중 양서를 골라 정하게 됩니다. 이번 주 독자들께 선보이는 ‘2025 올해의 책’ 10권도 그런 고민과 논의의 결과물입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 개인이 ‘올해 내가 읽은 책 중 가장 좋은 책’으로 꼽은 책들을 가볍게 여기는 건 아닙니다. 거대한 담론만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적 취향이 공공의 가치보다 열등한 것도 아니니까요. 그러한 관점에서 본지 북칼럼 필진들이 ‘올해의 책’으로 추천했으나 아쉽게 순위에 들지 못한 책 중 몇 권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소설가 장강명은 클레어 노스의 소설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반타)을 “우주의 운명을 걸고 서로 속고 속이는 두 회귀자의 짜릿하고 지적인 전투”라는 추천평과 함께 올해의 책 중 한 권으로 꼽았습니다. 여러 차례 생을 거치는데도 특정 시점과 장소로 회귀하고 마는 주인공을 내세운 SF 소설입니다. 독서가 이수은은 번역의 의미를 숙고한 홍한별 번역가의 에세이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위고)를 추천했고요. 신승한 광운대 교수는 만화가 고우영 타계 20주기를 맞아 복간된 ‘고우영 서유기’(노바코믹스)를 강력하게 밀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올해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책은 무엇인가요? 그 책을 ‘올해의 책’으로 꼽게 된 이유는요? 질문에 답하다 보면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우선시하는 가치 등을 무심결에 깨닫게 될지도 모릅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결국 ‘나’를 비추고 있으니까요.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