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나 런던에서 내 사랑스러운 자식을 받았어!”

1813년 1월 29일 제인 오스틴(1775~1817)은 언니 커샌드라에게 이런 편지를 씁니다. 여기서 ‘자식’이란 오스틴의 대표작 ‘오만과 편견’ 초판본.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 ‘오만과 편견’은 영리하고 발랄한 여자 주인공 엘리자베스 베넷과 거만해 보이나 알고 보면 속 깊은 남자 피츠윌리엄 다아시가 서로를 마뜩잖아 하며 티격태격하다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죠.

오스틴은 편지에서 친구와 이 책을 읽은 이야기를 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진짜 엘리자베스를 좋아하는 것 같더라. 나도 인정할 수밖에 없어. 인쇄물 속에서 이렇게 매력적인 인물은 처음이야. 엘리자베스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어떻게 참아 줄지 모르겠어.” 오스틴 스스로가 “너무 가볍고 밝고 반짝거리는” 작품이라 평했던 이 소설은 오늘날에도 영화·드라마 등으로 끊임없이 다시 읽히며 사랑받고 있습니다. 클리셰이지만 흥행 실패율이 낮은 ‘신데렐라 스토리’인 데다 결혼 제도의 속물성을 적나라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 등이 불멸의 고전이 된 요인으로 꼽힙니다.

올해는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 이를 기념해 출간된 ‘디 에센셜 제인 오스틴’(민음사)에 오스틴이 언니 커샌드라 등 친지에게 보낸 편지 13통, 오스틴 소설 중 유일하게 도덕적 결함이 있는 주인공을 다룬 ‘레이디 수전’, 그리고 ‘오만과 편견’이 실려 있습니다. 조카 에드워드에게 쓴 편지에서 오스틴은 자신의 작품을 “아주 가느다란 붓으로 겨우 2인치 너비의 상아 조각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말하지요. 섬세하면서도 재치 있는 이야기가 고프시다면, 이번 주말엔 오스틴과 함께하시길 권합니다.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