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저동리엔 일제강점기에 살육당해 멸종된 독도 강치(바다사자의 일종) 인형, ‘아이 러브 독도’ 티셔츠 등 독도 관련 굿즈만 파는 독특한 상점이 있다. 2014년 문을 연 이 상점 이름은 ‘독도문방구’. 주인장은 5대째 울릉도에 살고 있는 김민정(46)씨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부산으로 전학 가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영화 홍보 일을 하던 김 대표는 2009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초등학교 동창과 결혼해 첫아이를 낳고 육아에 치여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던 중 독도 탐방을 위해 울릉도에 온 학생들이 건어물 상회 앞에서 오징어를 구경하는 장면을 봤다. ‘아이들이 좋아할 기념품도 있으면 좋으련만’ 생각하다가 독도를 기념할 만한 문구용품을 만들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웰컴 투 독도문방구’(남해의봄날)엔 이른바 ‘경단녀’였던 저자가 두 아이를 키우며 독도 모티프 굿즈를 직접 개발하고, 가게를 차려 판매에 나서고, 디자인을 도용당하는 등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여러 기업과 협업하며 어엿한 사업가로 거듭나기까지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가 가장 애정을 갖고 있는 상품은 독도 강치 인형. “멋모르고 처음 만든 강치 인형은 ‘중국 OEM 제품이라 진정성이 없다’는 등의 비난에 시달렸어요. 심기일전해 국내산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다시 제작했는데 이번엔 코로나가 터져 집에 인형 80박스를 쌓아 놓은 채 망연자실했죠. 그런데 몇 달 지나니 학교나 공공기관에서도 구매하고, 국산 제품이라는 이유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납품하게 되면서 우리 문방구의 베스트셀러가 됐어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일의 중요성을 그때 깨달았어요.”

할머니가 되어서도 독도 문방구를 운영하고 싶다는 김 대표에게 이 책이 갖는 의미를 물었다. “예전의 나처럼 맨땅에 헤딩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사업을 하면서 제가 여러모로 성장했다고 느껴요. 희로애락과 함께 독도 문방구는 저의 또 다른 분신이 되었습니다. 동해에 하나밖에 없는 유인도(有人島), 독도를 품고 있는 제 고향 울릉도를 더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