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친구니까

에르베 르 고프 글·그림 | 이슬아 옮김 | 올리 | 32쪽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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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산책 갈래?” 라쿤이 신이 나서 말을 거는데, 바위 위에 늘어진 불곰은 움직일 생각이 없다. “산책 싫어, 귀찮아….”

라쿤에게 세상은 궁금한 것, 하고 싶은 일로 가득하다. 하지만 불곰의 답은 늘 “싫어” 아니면 “귀찮아”다. 이래서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런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언제 싫다고 했냐는 듯 라쿤과 불곰은 이내 꽃들이 활짝 핀 숲속을 함께 산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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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쿤은 이번엔 “아침 목욕이 상쾌하다”며 물에 풍덩 뛰어들자고 채근한다. 역시 “젖는 건 싫다”며 팔짱을 끼는 불곰. 그런데 잠시 뒤, 둘은 함께 맑은 연못 물 위에 둥둥 떠서 노곤한 아침 햇빛을 즐기고 있다. 불곰은 과즙 팡팡 블랙베리도 너무 시어 싫다더니, 금세 라쿤과 함께 손과 입 주위가 까맣게 되도록 블랙베리를 먹어 치운다. 그렇게 둘은 낮잠도, 기지개 켜는 것도 함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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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맘이 늘 내 맘 같을 리 없다. 가끔은 일부러 어깃장을 놓는 것 같다. 하지만 때론 티격태격해도 함께해서 즐겁다면, 가끔 어긋나도 같이 놀 때 기분 좋다면 그걸로 충분할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함께하는 것 그 자체니까.

서로 조금씩 이해하고 한 발 물러설 때 더 가까워지는 우정에 관한 이야기. 줄곧 부루퉁하게 “싫다”고 말하다가도 막상 함께 놀게 되면 즐거워 어쩔 줄 모르는 두 동물 친구의 모습이 귀엽고 생동감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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