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찍 온 미래의 음악
김성현 지음ㅣ풍월당ㅣ420쪽ㅣ2만2000원
전통적 조성을 파괴하고, 무조(無調) 음악을 창시한 작곡가 쇤베르크는 191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제자들과 함께 합동 연주회를 열었다. 실험적인 음악에 충격을 받은 관객들은 야유를 퍼부었고, 급기야 공연 기획자가 관객의 뺨을 때리는 폭행 사태로 번졌다. 훗날 희가극 작곡가 오스카 슈트라우스는 뺨 때리는 소리가 “이날 저녁의 가장 조화로운 소리였다”고 회고했다.
일간지 클래식 담당 기자인 저자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현대음악을 알기 쉽게 풀어낸다. 흔히 현대음악은 난해하다고 여겨지지만, 시대를 앞서간 음악가들의 삶은 드라마 못지않게 흥미진진하다. 스탈린의 심기를 건드린 쇼스타코비치, 스캔들을 몰고 다닌 드뷔시, 뉴욕 택시 운전사에서 현대음악의 스타로 부상한 필립 글래스까지. 치열하게 새로움을 추구했던 음악가들을 따라가다 보면, 20세기 음악의 지형도가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도대체 이런 불협화음을 왜 만드는 걸까” 궁금했다면, 이 책이 현대음악의 세계로 들어서는 데 친절한 입문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