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다

이케다 미쓰후미 지음 | 하진수 옮김 | 더퀘스트 | 316쪽 | 1만8800원

스마트폰은 매일 걸음 수를 알려준다. 많이 걸으면 포인트를 주는 앱도 여럿이다. 건강과 체중 감량을 위해 걷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걸어서 쉽게 살이 빠지면 곤란하다. “걷는 데 인간의 두 배 에너지를 쓰는 침팬지는 오래 걷지 못한다. 인간은 효율적인 장거리 보행자로 진화해 왔다.”(153쪽)

활동 시간의 60%를 앉아서 보내는 현대인의 생활 방식은 인간 신체의 설계 취지에 어긋난다. “걷기는 플러스가 아니라 인체의 부조화라는 마이너스를 ‘제로’로 되돌려주는 일에 가깝다.”(84쪽) 걷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일본의 경제지 기자인 저자는 맨발로 걷는 감각을 재현하는 ‘발가락 신발’을 2년쯤 신은 뒤 몸도 머리도 놀랍도록 가벼워진 데 놀라 ‘걷기’ 탐구를 시작했다.

스티브 잡스도 즐겼다는 걸으면서 하는 회의 ‘워킹 미팅’ 등 흥미로운 사례로 걷기와 창의성의 관계부터 짚어간다. 잘 걸으면 혈당과 혈압이 낮아지고, 암과 심장병, 뇌졸중 위험도 낮춘다는 걸 과학적 근거로 조목조목 설득한다.

걷기의 메커니즘, 땅과 발의 접촉을 회복하는 새로운 신발에 대한 탐구를 지나 일곱 살 아들과 함께 떠난 아이슬란드 하이킹에 이르면, 책을 덮고 당장 떠나 자연 속을 걷고 싶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