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앤드 폴
이언 레슬리 지음|옮긴이 정지현|감수 배순탁|RHK|668쪽|4만2000원
여기 같은 하천에 사는 두 마리 용이 있다. 다른 생물들은 늘 용들의 우위를 견주며 서로가 질투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용들이 서로를 마주할 땐 이런 안도감이 먼저였다. ‘아, 나 같은 용이 세상에 또 있구나.’
전설적인 영국 밴드 ‘비틀스’의 주축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의 관계 역시 이 두 마리 용과 닮아 있었다. 한때 세간에선 비틀스의 해체가 이들의 경쟁 심리 때문이란 추측이 쏟아졌다. 존이 창조형 천재라면, 폴은 분석형 범재라 섞일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영국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그들은 서로를 사랑했고, 음악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그 사랑을 나누는 방법을 찾았다”고 반박한다.
저자는 그 증거로 비틀스 음악 43곡의 작업기, 밴드의 해체 후 23년간 일화를 든다. 그에 따르면 비틀스의 명곡 상당수가 존과 폴의 음악 취향이 공명하며 탄생했고, 서로의 우정을 향한 러브레터였다. 존과 폴이 화음을 주고받으며 쓴 노래 ‘Love Me Do’, 폴이 존과 그의 아들을 위해 작곡한 ‘Hey Jude’ 등이 대표적 예. 저자는 10대 때인 1957년 만나 1980년 레넌이 죽기까지 이어진 두 사람의 우정에 대해 “치열한 경쟁의 순간조차 그들의 협업은 결투가 아닌 듀엣”이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