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202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헝가리 소설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도서가 진열돼 있다. /뉴스1

올해 노벨문학상 특수(特需)는 오롯이 알마출판사의 것이다. 국내에 소개된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작품 여섯 편을 모두 펴냈다.

수상 발표 직후부터 다음 날인 10일 오전까지 교보문고·알라딘·예스24에서 총 5600부가 팔렸다. 그중 3800부가 ‘사탄탱고’다. 알라딘 관계자는 “수상 이전 한 달간 작가의 작품 전체 판매량은 40부 수준이었는데, 수상 발표 이후 1800부가 팔려 45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중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이름이다. 책깨나 읽었다는 이들도 섣불리 도전하기 어려운 작가로 꼽는다. 그런 그의 작품을 줄줄이 펴낸 이유를 묻자 안지미(55) 알마 대표는 “시네필들 사이에서 전설의 영화로 통하는 ‘사탄탱고’가 계기였다”며 웃었다. 2000년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봤던 강렬한 기억이 출간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알마가 펴내는 문학 시리즈명은 인코그니타(Incognita). 라틴어 ‘미지의 땅(Terra Incognita)’이란 표현에서 따왔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는 의미다. 안 대표는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작품에 온전히 몰입해서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다른 세계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알마에서 펴낸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책은 헝가리어 직역은 아니다. ‘사탄탱고’는 독일어 중역본, ‘저항의 멜랑콜리’ ‘라스트울프’ ‘서왕모의 강림’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세계는 계속된다’는 영어 중역본이다. 알마는 이르면 내년 초 최근작 ‘헤르슈트 07769’(2021)도 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