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덴세의 호텔방에서 이 편지를 씁니다. 오덴세는 덴마크 제3의 도시이자,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고향이지요. 도시 곳곳에 안데르센과 관련된 장소가 있습니다. 안데르센 생가는 박물관이 되었고, 그가 유년 시절을 보낸 집은 기념관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안데르센은 1805년 4월 2일, 가난한 구두장이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11세 때 아버지를 병으로 잃었죠. 세탁부로 일하던 어머니는 아들이 재봉사가 되길 바랐지만, 배우가 되고 싶었던 안데르센은 어머니를 설득해 14세 때 수도 코펜하겐으로 향합니다. 불안해하는 어머니에게 마을의 점쟁이 여인이 이렇게 말했다고요. “당신 아들은 훌륭한 사람이 될 거예요. 언젠가 오덴세의 모든 사람이 그를 위해 불을 밝힐 테니 걱정 말아요.”
안데르센은 배우가 되는 데 실패했지만, 대신 세상을 울리는 이야기꾼이 되지요. 1867년 그는 오덴세 명예시민으로 추대되었고, 예언대로 도시는 그를 위해 온통 불을 밝힙니다. 대표작 ‘미운 오리 새끼’는 갖은 고난을 겪다 성공한 작가가 된 안데르센 자신의 이야기입니다.
코펜하겐 중심가의 백화점 마가쟁 뒤 노르(Magasin du Nord) 3층 구석에 안데르센이 22세 때 기거했던 다락방이 숨어 있습니다. 며칠 전 이곳을 방문했더니 창가 책상 위에 펜과 종이, 잉크병이 놓여 있더군요. 가난했지만 꿈만은 창대했던 젊은 안데르센처럼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의 자서전 첫 문장을 읊조려 보았습니다. “내 인생은 멋진 이야기다.”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