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디츠
독일 라이프치히의 콜디츠성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포로 수용소로 쓰인 공간이다. 가장 다루기 어려운 포로들을 가둔 감옥으로 알려져 있다. 대담한 탈출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져 ‘나치에 맞선 저항’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여겨진다.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철저한 역사적 고증에 기반해 이곳에 머문 다양한 인간 군상의 세계를 역동적으로 재구성한다. 벤 매킨타이어 지음. 김승욱 옮김. 열린책들, 3만2000원.
동인도회사, 제국이 된 기업
18세기 인도를 지배한 것은 영국 정부가 아닌 동인도회사다. 영국과 인도사를 오래 탐구한 역사가가 바라본 무굴 제국의 몰락과 동인도회사의 부상. 이는 오늘날 갈수록 막강해지는 빅테크 기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시사점을 준다. 저자는 “창립된 지 420년이 지난 지금, 동인도회사의 이야기는 그 어느 때보다 현재적”이라고 말한다. 윌리엄 달림플 지음. 최파일 옮김. 생각의힘, 3만7000원.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
앞서 ‘핵개인’과 ‘호명사회’라는 화두로 한국 사회의 변화를 소개한 송길영 작가의 신작. 조직은 거대할수록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여겨졌다. 산업혁명 이후 200년간 사회를 지배한 ‘중량문명’의 모습이다. 그러나 오늘날 조직은 작아지고 개인은 커졌다. 이것이 ‘경량문명’. 필요에 따라 빠르게 뭉치고 흩어지며, 생존을 가르는 것은 덩치가 아닌 변화에 즉각 반응하는 힘이다. 송길영 지음. 교보문고, 2만2000원.
나무의 시대
인류 역사를 석기·청동기·철기 시대로 구분하는 전통에서 벗어난다. 대신 ‘목재’를 중심으로 인류 문명을 조명한다. 저자는 인류가 이뤄낸 성공이 “나무와 맺는 관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나무가 어떻게 인간의 진화·기술·사회·건축·환경에 영향을 미쳤는지 살핀다. 인간과 나무의 ‘어긋난 관계’를 회복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저자는 식물학·생체역학·통계학 분야의 학자인 롤랜드 에노스. 김수진 옮김. 더숲, 3만2000원.
어른의 미래
편혜영 소설가가 처음 펴낸 짧은 소설집. ‘냉장고’ ‘어른의 호의’ ‘깊고 검은 구멍’ 등 총 11편의 짧은 소설이 수록됐다. 대표작 ‘아오이가든’ ‘선의 법칙’ ‘홀’ 등 간결한 단문으로 긴장감을 자아내는 편혜영식 서스펜스를 즐긴 독자라면 반가울 만한 ‘보너스 트랙’ 같은 책이다. 서늘함은 낯선 곳에서 오지 않는다. 평범한 일상이 서스펜스의 재료가 된다. 그것이 어른의 삶이기도 하다. 편혜영 지음. 문학동네,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