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별곡
유광종 지음|책밭|342쪽|1만7000원
전쟁을 빼고 중국 문화를 논하긴 어렵다. 고증할 수 있는 중국사만 4000여 년이라면 그 햇수에 버금갈 만큼의 전쟁이 있었다. 저자가 “메이드 인 차이나의 최고 명품”으로 꼽는 바둑도 고도의 전쟁 게임이다. 현대 중국인들은 무술 영화, 궁중 암투극 등 다툼과 전쟁을 콘텐츠로 다룬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담’을 쌓았다. 중국 권력의 중심으로 가기 위해선 만리장성, 베이징성, 자금성의 담을 차례로 넘어야 했다. 개인의 집으로 갈 때도 마찬가지다. 동서남북 사방 집채가 모두 안쪽 뜰을 향하는 전통 주택 ‘사합원’(四合院)은 성채의 형태다. 문을 넘고, 조벽을 지나야 하고 내실에 가기 위해선 당(堂)과 병풍을 거쳐야 한다.
사람 사이의 담도 생길 수밖에. 동향은 동향끼리, 공무원은 공무원끼리만 뭉치고 다른 집단에 벽을 친다. 외부인이 이 담을 넘어가기 위한 도구가 ‘관시(關係)‘다. “내 집 문 앞 눈은 쓸어도 남의 집 지붕의 서리는 관여치 않는다”는 속담도 있다. 22년간 기자를 했던 저자는 중국 베이징·대만 타이베이 특파원을 지냈다. 중국의 특수성을 통해 인간 사회의 보편적 문제를 성찰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