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어떤 경로로 책이 팔리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출판인들을 만날 때마다 듣는 말입니다. 예전엔 신문 서평이라든가, 광고라든가 책 판매 루트가 명확했다면, 각종 소셜미디어가 범람하는 요즘엔 채널이 너무 많아 어디를 겨냥해야 할지 가늠이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유명인이 언급한다고 해서 꼭 잘 팔리는 것도 아니에요. 책이랑 그 책을 언급한 인물의 결이 잘 맞아야 판매 효과가 있어요.”
저녁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날, 정민호 문학동네 마케팅 국장이 쓴 ‘마케터의 팔리는 글쓰기’(sbi)를 읽었습니다. 20년 차 출판 마케터인 저자는 ‘글을 잘 써서’ 책을 파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홍보 영상 잘 만드는 법이 아니라 홍보하는 글 잘 쓰는 법이라니 시대에 역행하는 것 아닌가, 싶지만 결국 팔고 싶은 대상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안전 욕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베스트셀러 작가의 신작인 경우 ‘○○○ 작가의 신작’이라는 카피가 가장 안전하지만, 노련한 마케터는 ‘쉬운 길’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한다는 것이지요. 2009년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1Q84’가 나왔을 때, 편집자들은 다들 ‘하루키’를 외쳤지만 마케팅 부서 사람들은 ‘대중이 과연 하루키를 다 알까?’라는 의문을 가졌다고 하네요. 그 고민 끝에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이라는 안전한 카피 대신 일본 판매량을 기준으로 ‘7초에 1권 팔린 소설’이라고 광고했고, 성공적인 결과를 이루어냈다고 합니다.
디지털 시대든 아날로그 시대든 기본은 변하지 않죠. 대중의 관심을 끄는 글을 쓰는 비법은 결국 ‘남들과 다른 관점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트렌드는 변한다. 그 가운데 글쓰기는 한결같다.”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