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나
루퍼트 스파이라 지음 | 주잔나 첼레이 그림 | 김주환 옮김 | 퍼블리온 | 52쪽 | 1만8000원
마음속에 검은 구름이 똬리를 튼 것처럼 움츠러들 때도 있다. 꽉 막힌 작은 방 안에 갇힌 듯하거나, 눈에 띄지 않는 벽 뒤 어딘가로 숨어버리고 싶어지기도 한다. 아끼는 인형을 꼭 안아도 눈은 말똥말똥, 좀체 잠이 오지 않는 밤도 있고, 부들부들 휘핑 크림을 듬뿍 얹은 딸기 케이크를 앞에 두고도 먹고 싶은 맘이 들지 않는 날도 있다.
행복하다가도 외로운 나, 씩씩하게 걷다가도 괜스레 말썽을 부리는 나, 예쁘게 웃다가도 화내고 짜증을 부리는 나, 주변을 잊고 몰두하다가도 순식간에 한없이 게을러지는 나…. 시시각각 변화하는 나에게 휩쓸리다 보면 어느새 잊고 만다. 나이 들고 몸이 커져도, 비가 내리고 다시 날이 개어도, 내가 변하고 내 주변의 세상이 변해도, 나는 언제나 나일 뿐이란 것을.
저자는 ‘알아차림에 대한 알아차림’, ‘사물의 투명성’ 등의 책이 국내에도 번역된 영국의 명상가. 생각, 감정, 행위의 이름표가 붙은 ‘일시적인 나’와 달리, 변함없이 존재하는 내면의 ‘나’를 구분하는 ‘알아차림(awareness)’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저자의 일관된 메시지를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쉽게 긍정할 수 있는 쉬운 말로 풀어 정겨운 그림과 함께 담았다.
‘그릿(Grit)’, ‘내면소통’ 등을 쓰고 이 그림책의 저자가 펴낸 책들을 번역한 김주환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김 교수는 “변화무쌍한 세상 속에서 끊임없이 변하는 감정이나 외부적 성취와는 다른, 내면의 안정된 ‘나’를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해준다면, 아이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서적 안정감과 ‘마음 근력’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