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한 바다의 파도
매트 스트래슬러 지음 | 김영태 옮김 | 에이도스 | 540쪽 | 3만3000원
이 책의 출발점은 ‘신의 입자’라는 힉스 입자 발견이었다. 2012년 물리학자들은 세계 최대 강입자 가속기(LHC)에서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미지의 입자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저자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측한 피터 힉스 교수조차 ‘신의 입자’라는 표현을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힉스 입자는 훨씬 중요한 존재를 찾는 수단이었을 뿐,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이론물리학자인 저자가 강조하는 핵심은 바로 ‘힉스장’이다. 힉스장은 우주가 탄생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전 우주에 퍼져 있으며, 전자를 포함해 기본 입자들에 질량을 부여한다. 만약 힉스장이 없었다면 인간도, 지구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힉스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하기 위해, 아인슈타인 시대부터 현재까지 현대 물리학의 주요 개념을 두루 살핀다. 중력장이나 자기장처럼 보이지 않지만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힘, ‘장(場)’의 개념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책을 덮을 때쯤, 눈앞의 빈 공간이 무(無)가 아니라, 불가사의한 파동으로 가득 차 있음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