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인들의 연설을 들으면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품위 있게, 감동적으로 전하는 기술에 탄복한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 비서관이었던 테리 수플렛의 책 ‘백악관 말하기 수업’(현대지성)에 그 비결이 나와 있네요.

“연사들은 무슨 말을 해야 청중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고민하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오직 당신만이 할 수 있는 말을 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이 누구이고 어떤 가치를 믿는지 스스로 파악해야 한다.”

오바마는 2004년 보스턴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기조연설에서 자신의 소수자성을 부각하며 스타가 되었죠. 연설 도입부는 이렇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이 자리에 오를 가능성은 애초부터 거의 없었습니다. 제 아버지는 케냐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외국인 유학생으로 미국에 왔습니다. 어릴 적 염소를 몰고 초라한 양철 지붕 판잣집 학교에서 공부했지요.” 저자는 이후 오바마의 연설문을 쓸 때마다 ‘오바마를 오바마로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또 연설의 마지막은 목표와 비전에 대한 희망으로 끝맺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을 설득해서 어떤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본질적인 목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변화가 가능하다고 믿을 때만 행동한다.” 오바마는 첫 대선 때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아이오와주 당원 대회에서 승리한 날 밤 비판에 대한 답을 내놓았습니다. “우리는 몇 달간 희망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조롱받고 비웃음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희망은 맹목적인 낙관주의가 아닙니다. (…) 우리 안의 희망은 끈질기게 말합니다. 모든 증거가 그 반대를 가리킬지라도, 우리가 노력하고 싸울 용기를 낸다면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이죠.”

‘연설의 마지막은 낙관적으로’. 정치인뿐 아니라 청중의 마음을 움직이고픈 모든 이가 새겨야 할 조언 아닐까 합니다.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