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중일전쟁 이후 일제는 내선일체라는 국시를 내세워 조선 땅에서 일본어 교육을 강화했습니다.
이 정책의 일환으로 1938년부터 1944년까지 조선에 있는 조선인, 일본인 소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선총독상 글짓기 경연대회를 열었습니다.
신간 ‘제국의 어린이들’은 이 글짓기 대회 1~2회 수상작을 엮은 문집을 바탕으로 일제강점기를 들여다본 책입니다.
일제 지식인들이 뽑은 수상작들은 당시의 ‘모범적인 아동상’을 기준으로 했고,
자연히 일제 시스템에 순응하는 어린이들의 글이 뽑혔지만,
동심이란 경계를 넘게 마련이라서 그렇다고 하여 순수한 어떤 부분까지 희석되지는 않습니다.
가장 잔혹한 시대를 가장 천진한 눈으로 바라본 기록.
2차대전 무렵 도쿄 인근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재일 조선인 어린이들,
그리고 같은 마을 일본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권정생 소설 ‘슬픈 나막신’과 함께 읽길 권합니다.
한동안 출판인들에게 “책은 좀 팔리나요?” 질문하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아니오”라고 답했습니다. 출판계 불황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상황이 좀 달라진 것 같습니다. 며칠 전 한 출판인을 만나 “책 판매는 좀 어때요?”라고 물으니 “한국 문학 판매는 확실히 좋아요”라고 말하더군요. “2030 여성들이 소설을 많이 사 보고, 시집 판매도 좋습니다.”
이 말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지난 13일 예스24에서 ‘올 여름은 한국 문학의 시대’라는 제목의 판매 분석자료를 내놓았습니다.
7월 종합 베스트셀러 분석 결과 10위권 내 성해나의 ‘혼모노’, 양귀자의 ‘모순’ 등 한국 소설이 5권이나 자리했고, 한국소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3.2%, 한국 시는 34.3% 상승했다고요.
예스24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계기로 높아진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 ▲올초 젊은 작가들과 문단의 거장들이 잇따라 신간을 출간하며 문학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 ▲2025년 서울국제도서전이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며 대중적 관심에 불을 지핀 점 등을 한국문학 성장세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최근 들어 바짝 한국문학을 읽게 되었다는 한 30대 여성 독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한국 문학은 스토리가 재밌다기보다 자기 내면 이야기만 털어놓는 것 같아 지겨워지던 참에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으니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니다’라는 ‘국뽕’이 차올랐어요. 그래서 젊은 작가들 뿐 아니라 박완서 같은 윗세대 작가 작품도 찾아 읽게 되고 독서 폭이 넓어졌어요.”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의 한강 작품 판매 붐이 과연 한국문학 전반으로 이어질지 갑론을박이 일었었죠.
지금까지는 확실히 청신호인 것 같습니다. 이 기세가 꺾이지 않고 쭉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