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달

여름 대삼각형

정다연 시집 | 아침달 | 138쪽 | 1만2000원

“거절당할 게 분명한 순간에 왜 사랑을 확인하고 싶을까?/ 모르면서 네 손을 잡았다 (…) 바짓단에 무엇이 붙은 줄도 모르고/ 너와 나는 세상으로 작은 열매를 날랐다”(‘히치하이커’)

201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정다연 시인이 펴낸 네 번째 시집. 특유의 정갈하고 단정한 언어로 ‘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시적 화자는 “너의 질문이 나를 깨뜨린다”(‘호흡법’)고 말한다. “나는 여전히 너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고개를 젓지만 너의 안쪽에서 시작된 숨이 내게 번지고 있다// 조약돌처럼 깨고 있다.”(같은 시)

가장 가까운 타인인 ‘너’는 어려운 존재다. “잠든 너에게 가장 이로운 자세는/ 내가 움직이지 않는 것 (…) 네 잠이 부서질까 봐/ 나의 자세를 고치지 않았다“(‘잠든 너의 면’) 이들이 맞은 여름은 어떨까. “혼절할 듯한 여름/ 너와 나는 부딪쳤다/ 도무지 섞일 수 없는 원자처럼/ 배신자처럼/ 물끄러미 서로의 얼굴을 들여다봤다”(‘여름 대삼각형·6 -격자구조’)

연작시 ‘여름 대삼각형’ 아홉 편은 “서로의 절벽을 바라”보고 “측정되지 않는 희미한 무게를 받아들”(같은 시)이는 사랑 이야기로 읽힌다. “너와 나는 땅에 누워/ 우리의 시간에 가득한 어둠까지도/ 응시하기로 한다”(‘여름 대삼각형·7 -세 개의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