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날

한여름의 빛

모르간 벨렉 글·그림 | 박재연 옮김 | 노는날 | 40쪽 | 1만7000원

여름 아침이다. 활짝 열어둔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오면 커튼은 살랑살랑 춤춘다. 그 얇은 커튼을 통과해 스며든 아침 햇살이 울긋불긋 꽃들과 초록빛 물오른 나무들 색깔을 듬뿍 묻혀다 방 안을 물들인다. 종이 위로 번지는 수채 물감 같다. 핑크빛 새벽 노을을 만나는 날엔 손톱에 봉숭아 물들 듯 가슴까지 분홍 물이 들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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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추억은 반짝이는 빛과 함께 기억된다. 알록달록 구슬 목걸이는 한낮이면 유난히 더 빛난다. 나무 그늘 아래 서면 무성한 잎사귀 사위로 스며드느라 한껏 부드러워진 햇빛이 살갗을 어루만진다. 슬슬 떠오르는 해가 아직 닿지 못한 수풀 어딘가 풀잎 아래엔 이슬이 방울방울 모여 있다. 수줍은 아침 햇살은 여전히 그 안에 맺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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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바라보는 눈에 비친 웃음, 구름을 뚫고 쏟아지는 빛무리, 머릿결 사이로 춤추는 빛의 조각들….

한여름의 태양을 받아 안은 저녁 바다는 빛의 향연. 짙푸른 수평선 위로 붉은 노을이 어둑한 하늘을 향해 번져가고, 잔잔한 파도를 따라 수면 위에도 갖가지 빛깔이 오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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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스며들고 부딪치며 반짝이는 여름날의 순간 순간을 붙잡아 그림으로 옮겨 놓았다. 책장 넘길 때마다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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