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론가, 제인 오스틴

마이클 S. 최 지음|이경희 옮김|후마니타스|496쪽|2만8000원

19세기 영국 사회에서 여성에게 결혼과 배우자 선택은 인생을 건 고위험 게임이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엔 당시 사회적 억압 속에서도 자신의 선택권을 주장하는 여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자신과 타인의 목표와 욕망을 면밀히 분석하고,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전략을 세운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UCLA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는 오스틴의 소설을 읽다 게임 이론의 핵심 요소들을 발견한다. 게임 이론이란 나의 선택과 타인의 선택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상대의 결정을 예측해 가장 유리한 전략을 찾는 고도의 ‘눈치 싸움’. 저자는 “약자들의 무기”로 게임 이론을 재해석하며, 생존을 위해 전략적 사고를 터득하는 캐릭터들을 조명한다.

현대 게임 이론에서 포착하지 못한 통찰도 담겨 있다. 예를 들면 오스틴의 소설에 등장하는 연인들은 대부분 제3자를 조종하거나 감시하며 가까워진다. 사람들은 함께 전략을 짤 때 가장 깊은 친밀감을 느낀다는 것. 오스틴의 소설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 역시 한 수 앞서 상대의 마음을 읽고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