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테이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21세기,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드는 것은 ‘도박꾼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통념을 거부하고, 경쟁심이 강하며, 복잡성을 당연시하되 어떻게 처리할지 집중한다. 그들의 사고방식과 결점을 이해해 보는 안내서. 포커와 스포츠 베팅에서 첨단 금융, 암호 화폐와 투자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든다. 저자는 미국의 데이터 분석가·저널리스트, 네이트 실버 지음, 김고명 옮김, 더퀘스트, 3만8500원.

만들어진 서양

‘서양’은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 유럽과 미국까지 이어지는 일관된 문명의 계보로 여겨진다. 고전 고고학자·역사학자인 저자는 이를 “단일하고 온전한 연속체로 서양사를 구성하고자 하는 거대 서사”라고 꼬집는다. 책은 서양이라는 개념의 탄생과 확장 과정을 살핀다. 그 개념이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역사 속에서 구성되고 해석된 결과임을 보여준다. 니샤 맥 스위니 지음, 이재훈 옮김, 열린책들, 3만3000원.

AI를 이기는 힘, 편집을 배워라

편집의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에서 갈 곳 잃은 뉴스를 돋보이는 자리로 옮기고, ‘가르마를 타 주는’ 것이 곧 편집. 씨줄과 날줄로 얽힌 인간 세상에는 편집이 필요하다는 것. 알고 보면 AI도 편집기자가 뉴스 가치를 평가하고 제목을 정하는 방식으로 뉴스와 정보를 분석한다는 것이 책의 주장이다. 편집의 기술은 AI 작동 방식에 대한 힌트가 된다. 저자는 25년 차 일간지 편집기자, 김형진 지음, W미디어, 1만4800원.

헬터 스켈터

1969년 미국에서 벌어진 ‘테이트-라비앙카’ 사건을 다룬다. 찰스 맨슨의 사주를 받은 이들이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자택에 들어가 현장에 있던 여배우 샤론 테이트를 포함한 사람들을 무참히 살해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비용과 긴 시간을 들인 재판으로 기록된다. 담당 검사가 사건이 벌어진 날부터 범죄 수사, 법정 공방, 최종 판결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빈센트 부글리오시 외 지음, 김현우 옮김, 글항아리, 5만5000원.

와일드펠 저택의 여인

앤 브론테는 ‘브론테 자매(샬럿·에밀리·앤)’ 중 현대에 가장 적극적으로 재평가받는다. 에드먼드 뒬락(1882~1953)의 삽화 7점이 실렸다. 결혼·사랑·폭력·중독·종교의 문제를 직시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여성 예술가를 그렸다. 19세기 영국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급진적인 소설로 여겨졌다. BBC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소설에 이름을 올렸다. 손영미 옮김, 은행나무, 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