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는 왜 죽었을까

소크라테스 재판은 고대 아테네 민주주의의 대표적인 오심(誤審)으로 꼽힌다. 그는 기원전 399년 “신을 모독하고 청년을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고발돼 사형에 처해진다. 검사와 국회의원으로 일했던 저자는 이를 “불확실한 상황에서 안전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고자 하는 심리에서 비롯된 선택”이라 말한다. 4000년에 걸친 형사 사법 제도 추적을 통해 저자는 인간은 정의를 알 수 없으며, 그래서 적법 절차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김웅 지음, 지베르니, 2만2000원.

해적 계몽주의

17세기 말~18세기 초 마다가스카르 해적 공화국에서 해적들과 현지 여성들이 함께 만든 평등하고 자유로운 공동체를 조명한 책. 인류학자인 저자(1961~2020)는 유럽에서 발전한 계몽주의 이전에, 마다가스카르 같은 비서구 지역에서 ‘원형적-계몽주의’ 실험이 있었다고 말한다. 해적들의 민주적 통치 방식과 마다가스카르 정치 문화의 평등주의적인 요소들이 창조적으로 융합하면서 나타난 것이다. 데이비드 그레이버 지음, 고병권·한디디 옮김, 천년의상상, 1만9500원.

의료 사고를 일으키는 의사들

30년 차 현역 내과 의사가 쓴 의료 사고에 관한 책이다. 뉴욕대 의과대학 교수이자 뉴욕 벨뷰 병원에서 근무하는 저자가 자신의 전문 경험과 최신 연구, 광범위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의료 사고 문제의 원인을 파고든다. 그는 “실수를 저지른 것은 인간이지만, 그 이면엔 실수를 가능하게 만든 무수한 시스템의 실패가 존재한다”고 진단한다. 만연한 의료 피해를 최소화할 해결책도 함께 제시한다. 대니엘 오프리 지음, 고기탁 옮김, 열린책들, 2만5000원.

필동 임면수 평전

수원 출신 임면수는 이 지역 대표적 근대학교인 삼일학교 설립에 기여하는 등 독립운동에 나서다 만주로 망명해서도 이를 계속 이어간다. 한국 독립운동사를 전공한 저자는 “임면수는 일본어에 능하여 편안하고 부유한 삶을 약속받았음에도 국내외에서 활발한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다는 점에서 특히 높이 평가된다”고 말한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그간 주목받지 못한 독립운동가의 삶이 보다 많이 조망되길 바라는 저자의 마음에서 나온 책이다. 박환 지음, 선인, 2만원.

나이 들수록 행복해지는 인생의 태도에 관하여

“내 기준으로 99세 이하면 모두 젊은 사람이다.” 인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해온 103세 할머니 의사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평생 즐겁고 활기찬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을 알려주는 책이다. ‘전인의학의 어머니’로 불리며 80년간 의료 현장에서 분투해온 저자는 난독증, 이혼, 두 차례의 암 투병, 딸의 죽음 등 세상적 기준에선 힘겨운 좌절과 시련을 겪으면서도 만년까지 기쁨과 생기를 놓지 않았다. 글래디스 맥게리 지음, 이주만 옮김, 부키, 2만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