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이 더 높아!
지안나 마리노 글·그림 | 공경희 옮김 | 개암나무 | 40쪽 | 1만6000원
토끼가 가장 좋아하는 건 따뜻한 햇살 아래 집 앞 텃밭을 가꾸는 일. 올빼미는 집 위 높은 곳에 앉아 숲을 바라보는 게 가장 좋다. 언덕 위 야트막한 집 두 채가 둘의 보금자리. 함께 어울려 놀면 행복했던, 사이 좋은 이웃이자 친구다.
그런데, 토끼 텃밭의 옥수수가 너무 쑥쑥 자라는 게 문제다.
“토끼야, 옥수수 키가 너무 커서 숲이 안 보여.” 투덜대는 올빼미에게 토끼가 대꾸한다. “어쩌겠어? 농사는 지어야지.” 올빼미는 옥수수 키보다 높게 집을 올린다.
이번엔 토끼가 불평한다. “올빼미야, 네 집에 가려서 텃밭에 해가 들지 않잖아!” 올빼미는 새침하게 쏘아붙인다. “난 숲을 보고 싶은걸.”
이제 ‘집짓기 전쟁’이다. 토끼는 흙을 쌓고 올빼미는 나뭇가지를 엮어, 높이, 더 높이 집을 올리기 시작한다. 도대체 어디까지?
시작은 ‘내 것’과 ‘네 것’ 사이 선을 긋는 사소한 이기심이었다. 함께라서 즐거웠던 기억은 까맣게 잊고, 나만 억울하고 나만 분했다. 조금만 친구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했다면…. 어디 토끼와 올빼미 사이만 이럴까.
어느새 둘의 집은 세상에서 가장 높아졌다. 땅과 바다가 까마득히 저 아래다. “더 이상 텃밭에 물을 나를 수가 없어!” 토끼가 외치자 올빼미도 말한다. “더 이상 숲이 안 보여!” 높은 하늘엔 거센 바람이 분다. ‘위이이잉~! 우당탕탕~!’ 모든 게 무너지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집을 높이듯 입체감 있게 갈등을 쌓아 올리는 그림과 이야기 전개가 영리하다. 발아래 둥근 지구가 보이는 아찔한 장면에 이르면 웃음을 참기 힘들다. 토끼와 올빼미는 결국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함께 사는 길을 찾아낸다. 화해한 둘의 뒷모습에 읽는 마음도 훈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