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정의의 편에
홍윤오 지음ㅣ새빛ㅣ324쪽ㅣ2만2000원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쓴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됐을 때, 그의 변호인은 통혁당 지도부 김질락을 증인으로 신청한다.
“나라를 걱정해서 학생운동하려는 학교 후배에게 신분을 속이고 도덕적으로 기만한 것 아닙니까?” 변호인이 묻자 김질락은 “사람을 포섭하려면 자유와 민주주의, 반독재 이런 것들 이야기하고 그다음에 사회주의, 그다음에 공산주의로 넘어갑니다”라고 답한다. 변호인은 다시 묻는다. “신영복은 어디까지 넘어갔습니까?” “사회주의까지는 간 것 같은데 공산주의는 모르겠습니다.”
신영복은 1·2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으나, 통혁당 지도부가 간첩인 줄 몰랐다는 것이 입증돼 결국 무기징역으로 감형된다. 고(故) 강신옥(1936~2021) 변호사가 인권 변호사로서 첫발을 뗀 사건이다.
언론인 출신 사위 홍윤오씨가 장인 생전 들은 이야기와 사료를 바탕으로 ‘1세대 인권 변호사’의 일생을 복원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 때 변론 중 인권을 옹호하다 구속된 이야기, 10·26 이후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변호인을 맡은 일화 등을 담았다. 세월은 흘렀지만 “지금, 이 법정은 정의롭습니까?”라는 강 변호사의 질문만은 아직도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