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내 남은 수명/물어본다.” (이호리 마사코·여성·나라현·예순여덟 살)

“자기소개 때/돌아가며 말한다/이름 고향 취미 지병.”(낫케우·남성·교토부·예순한 살)

일본의 공익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와 출판사 포푸라샤 편집부가 함께 펴낸 ‘그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포레스트북스)에서 읽었습니다. 실버타운협회가 2023년 주최한 제23회 실버 센류(川柳) 공모전 입선작 스무 수에 전년도 응모작에서 뽑은 예순여덟 수를 더해, 총 여든여덟 수의 센류를 엮은 책입니다. 센류란 5·7·5조의 음율로 이뤄진 정형시로, 짧은 문구 안에 촌철살인의 재치를 곁들이는 것이 묘미인 장르입니다. 지난해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라는 실버 센류 모음집이 국내에 소개돼 인기를 끌었고, 이 책은 그 후속편입니다.

‘실버 센류’는 노인들이 센류 창작을 통해 나이 듦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2001년 시작한 공모전 이름. 지금까지 일본 전국에서 응모된 작품 수가 23만 편이 넘습니다. 제23회 공모전 응모자 평균 연령은 66세, 최고령 응모자는 108세 여성이라고 합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질병·노화·인지력 저하’ 등의 주제가 많습니다. 책 제목 ‘그때 뽑은/흰머리/지금 아쉬워’도 도쿄도 거주자인 70세 할머니가 지은 센류입니다. 늙어가는 것은 일견 서글픈 일이지만 응모자들은 노련한 유머로 이를 극복합니다. 기후현에 사는 겐짱(59·여)씨는 이렇게 읊었습니다. “아픈 데 찾으니/여기 저기 거기/어라 전부네.”

위트에 감탄하며 책장을 넘기다가 늙음을 관조하며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자세에 숙연해졌습니다. “아 늙었네/하지만 괜찮아/다 늙었어.” (사앙꼬·여성·사이타마현·일흔두 살)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