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산책 2010년대편
강준만 지음ㅣ인물과사상사ㅣ전5권ㅣ각 2만2000원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가 ‘한국 현대사 산책’ 2010년대편 5권을 펴내며 전 28권으로 시리즈를 완간했다. 2010년부터 시간순으로 천안함 피격 사건, 세월호 참사,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굵직한 사건부터 방탄소년단·기생충 등 대중문화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시각으로 현대 한국사를 기록했다. 강 교수는 2010년대를 ‘증오와 혐오의 시대’로 규정하며, 근본적인 원인을 싸움에서 질 경우 모든 걸 잃는 정치권의 ‘승자 독식’ 구조에서 찾는다. 특히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양쪽 진영 사이에 원한이 서린 적대적인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고 분석한다.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에 대한 인물 비평도 담겼다. 윤 대통령에 대해선 “조국을 수사했던 방식 그대로 자신이 외쳤던 ‘공정과 상식’의 원칙을 집권 후에도 계속 실천했다면, 특히 자신의 아내 김건희에 대해 그렇게 했다면 윤석열 정권에 대한 증오와 혐오의 열기는 가라앉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해선 ‘SNS 정치’로 대선 후보의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가수 유승준의 병역 회피 문제, 반일 감정 등 네티즌의 피를 끓게 하는 주제를 건드리며 ‘손가락 혁명군’이란 팬덤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이재명은 이런 식으로 축적한 자신의 ‘명성 자본’을 ‘정치적 자본’으로 활용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한국 정치를 신랄하게 비판해온 저자는 “공감을 자제하자”는 해결책을 내놓는다. 우리 편에 대해선 무한대로 공감하면서, 반대편에선 최소한의 이해조차 하지 않으려는 ‘선택적 과잉 공감’이 증오와 혐오를 부추긴다는 진단이다. 저자는 “증오와 혐오를 위한 공감보다는 증오와 혐오가 없는 냉정이 훨씬 아름답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