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의 탄생: 로마 공화정의 몰락
에드워드 와츠 지음 | 신기섭 옮김 | 마르코폴로 | 380쪽 | 2만5000원
로마 공화국의 대의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일인 독재 체제로 변화한 과정을 추적한 역사서다. 미 캘리포니아대 역사학 교수인 저자가 기원전 280년부터 옥타비아누스가 권력을 장악하기까지 공화국이 무너진 과정을 썼다. 국내 정치 격변 중에 번역 출간돼 엄중하게 읽힌다.
저자는 “대중의 분노를 본인 경력 쌓는 데 이용하며 자신들을 공화국보다 우선한 정치인”들이 민주주의 죽음의 “첫 번째 징후”였다고 분석한다. 로마 공화정의 기본은 타협과 합의였다. “한쪽이 전적인 정치적 승리를 쟁취하거나, 한쪽이 다른 쪽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도록 강요하는 구조”로 돌아가지 않았다. 점차 “합의 도출 장치가 공화정의 기능을 막는 데 냉소적으로 악용”됐고 제로섬 게임은 폭력으로 번진다. 책은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폭력, 국민을 상대로 한 군대 사용 등 정치적 절차가 오용될 때마다 공화정이 허물어지는 과정을 그린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는 “로마인들이 당대의 자유를 당연시했고 그래서 자유를 잃었다”고 했다. 정치인과 제도가 부패해 가는 걸 알면서도 외면했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민주주의 결실을 지키려면 끊임없이 이러한 도전을 인식해야 한다는 경고를 남긴다.